이미지 크게보기 일러스트 = 김연아 기자 yuna@

여드름은 피지선에 생기는 만성 염증성 피부염이다. 사춘기 학생들의 얼굴에 많이 생겨 ‘청춘의 꽃’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최근에는 환경적인 요인이나 불규칙한 생활 습관으로 인해 성인에게도 여드름이 많아 나타나고 있다. 특히 더운 여름철에는 피지 분비가 많아지는데, 이 피지가 모공을 막아 여드름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 통계에 따르면 여드름 환자수가 2009년 9만9000명에서 2013년 11만7000명으로 18%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13년 기준으로 남성이 4만9000명, 여성은 6만7000명으로 나타나 여성이 1.4배가량 많았다. 10대의 경우 남성과 여성 간 환자수에 큰 차이가 없었으나 20대는 여성이 남성의 1.5배, 30대는 여성이 남성의 2배가량 더 많았다.

여드름이 왜 생기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양한 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요인들로는 사춘기에 발생하는 호르몬에 의해 자극을 받은 피지선이 피지를 너무 많이 분비하는 경우, 둘째 피지가 나오는 관이 막힐 때, 셋째 여드름 세균의 발생 등이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외부적으로는 두꺼운 화장, 연고제 남용, 지나친 자극이나 먼지에의 노출 그리고 내부적 요인으로는 내분비 이상, 변비, 스트레스, 월경불순 때문에 생길 수 있다.

여드름은 계절의 영향도 받는다. 여름철에는 피지선 활동이 활발해지고, 덥고 습한 날씨 탓에 땀 분비량도 증가해 모공이 막히기 쉽다. 모공이 막히면 피부에 상존하는 세균이 염증을 일으켜 여드름을 만든다. 특히 피지와 땀이 많이 나는 무더운 여름은 세균 번식이 활발해 여드름이 악화되기 쉬운 계절이다. 여성들의 경우 화장을 하면 피지, 땀, 화장품, 먼지가 범벅이 돼 모공이 더 잘 막혀 여드름도 잘 생긴다.

여름철에는 과도하게 분비된 피지에 각종 오염물질이 붙어 염증을 일으키므로 깨끗하게 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김광중 교수는 “무조건 깨끗이, 여러 번 씻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며 “기름기가 많다고 해서 반복적으로 과도하게 비누 세안을 해 유분기를 지나치게 제거하면 피부는 더 많은 피지를 배출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피지는 찬물이 갑자기 닿으면 모공 안에서 굳어버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피지 제거와 모공 축소를 위한 피부손질법은 따뜻한 물이나 증기를 쐬어 모공을 확장시킨 다음 세안용 비누로 충분히 마사지하여 기름기를 제거하는 것이다.

그 밖에 각질과 세균, 피지를 제거해 주는 약품으로 젤이나 로션제제가 많이 있는데 피부과에서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 피지 분비를 억제하는 경구용 약과 병행해 사용할 수 있다.

땀과 피지로 모공이 막히기 쉬운 여름에는 꼭 지성피부가 아니더라도 기초화장 단계를 최소화해야 한다. 순서대로 꼬박꼬박 바르다가는 모공이 막혀 각종 트러블을 유발한다. 특히 색조화장의 유분이 모공을 막을 수 있으므로 여름철에는 오일프리 제품이나 가벼운 화장이 좋다.

한 가지 방법으로 여드름을 완벽하게 치료할 수는 없다. 여드름은 적절한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 증상 정도에 따라 바르는 약을 사용하거나 항생제 혹은 레티노이드 등 먹는 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바르는 약은 피부를 벗겨내는 박피 효과와 살균 효과가 있는 것이 대부분이며 세균에 대한 치료는 항생제와 과산화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 먹고 바르는 약 이외에 모공 속에 피지가 고여 딱딱하게 형성된 면포를 적출하는 외과적 요법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니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모든 건강의 기본이 그러하듯, 모공 건강도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휴식이 가장 중요하다. 여기에 더해 여름철에는 물을 충분히 마셔서 수분을 유지하고, 피지 분비를 조절해 주는 효과가 있는 섬유질과 비타민B가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해 줘야 한다.

김 교수는 “외출할 때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주며, 자외선이 강한 대낮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고, 외출 후 돌아와서는 곧바로 화장을 지운 뒤 깨끗이 씻어야 한다”며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한편, 피부를 항상 청결하게 하여 피지가 모공에 쌓이지 않도록 하고, 습도를 조절하여 과도한 피지 분비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