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전 국무총리 지명자가 24일 전격 사퇴함에 따라 후임 총리 인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장기화되고 있는 국정 공백을 메우고,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후임 총리를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청와대는 문 전 지명자가 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 새누리당을 비롯한 여권 관계자들을 상대로 물밑으로 총리 후보 추천을 요청하는 등 발 빠르게 후임 인선 작업에 나서고 있다. 여권뿐 아니라 야권에서도 “차기 총리는 덕망과 능력을 갖춘 정치인 출신이면 좋겠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이런 와중에 높은 도덕성을 갖춘 손봉호 교수 등 시민사회 원로들의 이름도 벌써부터 거명된다.

여권 관계자는 2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 대개조를 밝힌 상황에서 총리 인선이 늦어질 경우 민심 수습 시기를 놓칠 수 있어 후임 총리를 최대한 빨리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7개 부처 장관과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 재가를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홍원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지 두 달이 다 돼가는 상황에서 국정 공백이 더 이상 길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시급성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총리 지명자가 청문회 문턱도 밟지 못하는 인사실패가 반복되자 청와대와 새누리당 내부에서 청문회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정치인 총리론’이 강하게 힘을 얻고 있다.

여권 내에서는 구체적으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법조인과 언론인 출신 총리 지명자들이 재산과 역사인식 문제로 낙마하자, 새누리당에서는 “청문회 통과를 총리 인선의 제1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차기는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정치인 총리로 지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엇갈린 반응을 내놓으며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새누리당은 문 전 지명자의 사퇴에 대해 “안타깝다”고 유감을 표시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청와대 인사시스템 붕괴의 결과”라고 꼬집었다.

현일훈·이화종 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