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물러갑니다” 문창극 전 국무총리 지명자가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사퇴의사를 밝힌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심만수 기자 panfocus@munhwa.com

문창극 전 국무총리 지명자가 24일 자진사퇴했다. 총리에 지명된 지 14일 만이다.

문 전 지명자는 이날 “지금 시점에서 사퇴하는 게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오늘 총리 후보를 자진사퇴한다”고 밝혔다. 문 전 지명자는 이날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 3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를 이 자리에 불러주신 분도 그 분이시고 저를 거두어 들일 수 있는 분도 그 분이시다”라고 말한 뒤 “저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도와 드리고 싶었다”며 이같이 사퇴의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문 전 지명자의 사퇴 기자회견 직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는 이유는 그것을 통해 검증을 해서 국민들의 판단을 받기 위해서인데, 인사청문회까지 가지 못해서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는 부디 청문회에서 잘못 알려진 사안들에 대해서는 소명의 기회를 줘 개인과 가족이 불명예와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전 지명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가 총리 후보로 지명받은 후 이 나라는 더욱 극심한 대립과 분열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며 “이러한 상황은 대통령께서 앞으로 국정 운영을 하시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고 강조했다. 문 전 지명자는 또 “이 나라의 통합과 화합에 조금이라도 기여코자 하는 저의 뜻도 무의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 전 지명자는 “나라의 근본을 개혁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말씀에 공감했고, 이 나라를 통합과 화합으로 끌고 가겠다는 말씀에 저도 조그마한 힘이지만 도와드리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무총리 지명자의 연속 낙마는 그 자체로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문 지명자의 사퇴는 국민 여론을 되돌리기에는 한계상황에 도달한 데 따른 불가항력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인사실패는 국력의 손실로 이번 사퇴가 박 대통령의 비정상 인사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남석·김만용·조성진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