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사퇴 반대” 문창극 전 국무총리 지명자가 사퇴 기자회견을 한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입구에서 사퇴 반대를 요구하는 시민단체 회원들과 경비원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심만수 기자 panfocus@munhwa.com

문창극 전 국무총리 지명자가 24일 전격 사퇴한 데 대해 보수 진영 원로들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수 진영에서는 문 전 지명자가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성향을 이유로 사퇴한 것은 공직자 검증과 관련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 것으로, 문 전 지명자의 사퇴에 직접적인 원인이 된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서경석 선진화시민행동 상임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문 전 지명자가 사퇴한 것이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서 상임대표는 “문 전 지명자가 사퇴하느냐, 안 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공영방송이 악의적인 편집으로 잘못된 여론을 만들어내고 총리 지명자의 사퇴까지 이어진 것이 문제”라며 “이러한 방식으로 문 전 지명자가 사퇴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위기라고까지 할 수 있는 상황으로 분명히 짚고 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남부지검장 출신인 고영주 변호사는 “문 전 지명자의 경우 다른 낙마한 후보자들과 달리 도덕성 문제는 전혀 없었다”며 “도덕성에 흠이 없는 사람에 대해 정치권이 왜곡된 언론 보도를 근거로 사퇴 공세를 했다”고 말했다. 고 변호사는 “도덕성에 문제가 없음에도 야당이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은 인사청문회장에도 서지 못하게 하는 선례를 남긴 셈”이라며 “야당의 정치적 공세에 동조한 여당 의원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동근(경제학) 명지대 교수는 “문 전 지명자의 사퇴로 대한민국은 개인의 신앙의 자유도 제대로 보장해 주지 못하는 나라가 돼 버렸다”며 “문 전 지명자의 전체적인 강연 동영상을 보면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잘못된 사실에 근거해 문 전 지명자에 대해 사퇴를 요구했던 정치권은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언론인회도 이날 입장 발표를 통해 “일부 방송은 문 전 지명자가 지명되자 즉시 문 전 지명자가 3년 전인 2011년 자신이 장로로 있는 교회에서 신도들에게 행한 강연의 일부 내용을 문제 삼아 문 전 지명자를 ‘친일’로 몰아붙이는 무책임한 보도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전 지명자의 강연 동영상을 직접 들어본 많은 사람들은 이 보도가 전체 문맥을 고의적으로 거두절미한 심각한 편파 왜곡 기사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