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과 대균(44) 씨가 검찰의 수사를 피해 도주 행각을 벌이는 과정을 비호하거나 지원한 혐의가 확인된 측근이나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는 범인은닉죄로 처벌할 방침이다. 검찰은 유 전 회장 부자의 도주 경로를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측근과 신도들을 설득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지난 16일 오후 5시 인천구치소에 수감된 세모그룹 계열사 대표 8명을 인천지검에 함께 불러놓고 “유 전 회장 부자가 어디 있는지 밝히는 사람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속된 계열사 대표들 중 일부는 검찰이 말한 ‘파격적인 대우’를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석방시켜주겠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동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18일 온지구 대표 채규정(68) 전 전북부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2시간 동안 조사를 진행하면서 배임 등 혐의에 대한 조사없이 유 전 회장 일가의 행적에 관한 질문만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 부자가 잠적한 이후 검찰이 계열사 관계자들에 대한 추가 구속을 미루고 온건 노선으로 선회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