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회사들이 내부 거래를 통해 유 전 회장의 장남에게도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개발과 건물 분양 관련 회사들을 통해 이 같은 일감 몰아주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 씨가 지분 20%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는 주택건설·분양업체 트라이곤코리아는 지난 2012년 단 1건의 상품매출로 132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그러나 이 매출은 특수관계회사이자 개발 및 부동산투자업체인 티알지개발전문자기관리부동산투자회사(티알지개발)였다. 티알지개발은 32.9%의 지분을 보유한 트라이곤코리아가 최대주주로 있으며 그 외에 대형 증권사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티알지개발과 그 지배회사인 트라이곤코리아 사이에서는 지난 3년간 용지매입 대금, 유형자산 구입 등으로 수십억 원대의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자수익이나 잡이익 등 영업외수익 외에 트라이곤코리아가 올리고 있는 수익은 거의 티알지개발과의 거래에서 나오는 셈이다.

트라이곤코리아가 총 1억 원어치(장부가액 기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세우세건설 역시 유 전 회장 관련 회사들이 발주하는 각종 공사를 도맡아 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특혜를 받고 있는 회사로 지목되고 있다.

세우세건설이 2011년부터 최근까지 맡고 있는 총 4건의 건설 공사 세부 내역을 확인한 결과, 4건 모두 유 전 회장 계열사와 직·간접으로 관련있는 공사였다.

세우세건설은 2011년에 호진산업 경기 안성공장 신축공사와 기호산업 안성공장 신축공사, 2012년엔 파주시 임대형 주거단지 건립공사를 맡았고, 2012년부터 서울 광진구 화양동 주상복합 신축공사도 수행중이다. 호진산업과 기호산업은 이미 알려진 것처럼 유 전 회장의 계열사이고, 파주 임대형 주거단지 건립공사의 발주자는 트라이곤코리아로 나타났다. 화양동 주상복합 신축공사의 발주자도 티알지개발이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