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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유섬나) 회사인 ㈜모래알디자인이 지난 3년 동안 일가 및 관계사의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해 올린 매출은 모두 200억 원을 웃돈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3년 디자인 회사로 설립된 모래알디자인은 2005년부터 인테리어 사업도 병행해 왔으며, 섬나 씨와 차남인 혁기 씨가 대표이사·사내이사 등을 역임했거나 지금도 맡고 있는 등 유 전 회장 일가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설립 이래 지금까지 500억 원 안팎에 이르는 매출을 올려 유 전 회장 일가 관계사 중 일감 몰아주기 혜택을 가장 많이 본 것으로 추정돼 주목된다.

8일 사정당국 및 신용분석회사 등에 따르면 모래알디자인의 연간 매출액은 2008년만 해도 40억 원을 밑돌았으나 2010년을 기점으로 67억 원, 2011년 118억 원 등으로 급격히 불어나기 시작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올린 매출액은 모두 231억 원에 이른다.

모래알디자인 매출이 집중된 2011년은 유 전 회장의 해외 전시회 개최가 본격화된 시점이다. 이런 정황을 감안하면 일감 몰아주기 혜택으로 사세를 키운 모래알디자인이 유 전 회장의 사진작품 전시 및 거래를 적극 지원하는 등 핵심창구 역할을 했을 것으로 사정당국은 보고 있다.

모래알디자인은 2011년 4월과 7월에 각각 미국 뉴욕 그랜드센트럴스테이션과 체코 프라하 국립미술관 그레이트홀에서 열린 ‘아해 사진전’을 후원했는데, 이 과정에서 유 전 회장의 사진을 전시·판매해온 미국 아해프레스 등에 거액을 송금한 것으로 사정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모래알디자인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한강 수상택시 디자인을 비롯해 세월호 증축 과정에서 VIP룸 인테리어 공사 등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생 대균 씨와 혁기 씨가 각각 경영하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뮤지엄 카페 ‘몽테크리스토’와 미국 ‘드로브에갈레(프랑스 고급 초콜릿) 뉴욕점’의 인테리어 등도 도맡아 진행했다.

남편이 주요 주주로 있는 문진미디어의 영어전문 서점 ‘킴앤존스’ 매장의 내부 인테리어를 비롯해 유 전 회장 일가 소유의 미국 캘리포니아 하이랜드 스프링스 리조트의 라벤더 페스티벌 행사 등도 담당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원가 구조가 모호한 디자인 및 인테리어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일보는 반론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모래알디자인은 일절 외부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한편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다수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일감 몰아주기를 악용, 관계사들로부터 컨설팅비 명목으로 200억 원 이상을 챙긴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하고 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