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사망·실종 학생 262명을 낸 경기 안산시 단원고가 수학여행 이전은 물론 평소에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아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더 큰 희생자를 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김 전 교육감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지난 3월 4일 교육감직을 사퇴하는 바람에 경기도교육청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도의적으로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를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4월 16일 이후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의견 글 800여 건 가운데 700여 건이 장거리 수학여행 금지 및 정규 안전교육 수업을 요구하거나 김 전 교육감과 단원고 학교 측의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다음 아고라 등 포털 사이트에서도 학부모들은 김 전 교육감 체제하에서 도교육청이 현장체험학습과 무상급식, 학생상담활동, 학교폭력, 인권·복지, 방과후 학교, 평화교육, 대안교육 등에만 치중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안전교육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일선 교육청 장학사와 일선 학교 교사들 사이에서도 김 전 교육감이 사퇴하지만 않았어도 단원고 학생들의 세월호 참사 희생을 막을 수 있었고 도교육청이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전원구조’라는 오보를 내는 등 우왕좌왕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안산교육지원청 한 관계자는 “학교폭력 등 학교안전을 강조하는 도교육청이 지난해 예산에서 안전교육 분야에 고작 1300만 원을 집행한 것에 불과하고 올해 안전교육에 대한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질 않는다”며 인권·복지에 편중된 현 교육정책을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에서도 세월호 참사에서 책임이 큰 김 전 교육감이 선거운동을 벌이는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새정치연합 경기도당 관계자는 “김 전 교육감은 이번 사태에 책임지고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도지사 후보에서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의정부 = 오명근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