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진해운이 무리하게 세월호의 구조를 변경한 데다 화물을 부실하게 고정한 탓에 선박이 복원성을 잃게 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세월호 복원성을 승인해준 한국선급(KR)의 세월호 검사 자료를 공개하면서 “한국선급은 (세월호가)구조변경 뒤 무게중심이 51㎝ 높아져 화물을 덜 싣고 평형유도장치를 더 채우도록 했지만 선사가 이를 무시하고 화물을 과적, 사고를 불러왔다”고 23일 주장했다.

청해진해운은 2012년 일본에서 세월호를 구입해 온 뒤 지난 2012년 8월 29일부터 2013년 2월 6일까지 전남 목포의 한 조선소에서 구조변경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객실수를 늘리고 뱃머리의 램프를 제거하는 등 여객설비를 증설했다. 청해진해운은 세월호를 도입한 뒤 선수 우측 사이드램프(현측문)를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화물트럭 등 배에 들어가는 차량을 지탱하는 통행로와 유압장치를 비롯해 주변 설비 일체를 뜻하는 사이드램프 구조물은 무게가 50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선급은 세월호 구조변경 작업이 마무리되기 13일 전 복원성 검사를 진행했다. 총톤수는 6586t에서 6825t으로 239t 늘었다. 무게중심은 11.27m에서 11.78m로 51㎝ 높아졌다. 순수 탑승정원은 804명에서 921명으로 117명 증가했다. 수익극대화를 위해 화물을 더 적재할 수 있었지만 세월호의 복원성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비용을 아끼기 위해 자동차와 컨테이너 등 기타 화물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세월호 하역을 담당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세월호에 적재된 자동차는 외줄로 고정됐고, 자동차 바퀴를 고정하기 위한 목틀도 앞 뒤 4개가 아닌 2개만 사용됐다. 또 튼튼한 쇠줄이 아닌 일반 밧줄로 컨테이너를 고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