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9일(현지시간) 추가 양적완화(QE) 축소 방침을 내놓았지만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세 번째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인데다 축소 규모도 100억 달러 수준으로 시장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앞선 두 차례 테이퍼링 역시 국내 기업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최근 국내 678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5.7%가 ‘테이퍼링이 수출에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번에도 국내 산업계는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혹시 모를 피해에 대비해 시장 분위기를 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환율의 단기적인 움직임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면서도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외환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지만 잇따른 테이퍼링으로 미국 자동차 수요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자동차산업연구소는 테이퍼링 영향으로 미국 자동차 수요 증가세가 올해 3.2%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는 추가 테이퍼링이 신흥국 수출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번 결정으로 외국인 투자자본이 대거 빠져나오면서 신흥국의 환율 하락이 수출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주력시장인 중동이 테이퍼링 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지 않아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항공업계는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유가 부담이 줄면서 외국여행 수요가 증가해 여객 부문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