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민군복합항(제주해군기지)을 비롯해 주요 국책사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 시위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천문학적인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이를 메우기 위해 혈세가 추가 투입돼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특히 국책사업에 대한 반대시위가 사업 타당성이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의 정략적 고려나 좌파성향 단체의 투쟁에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이 같은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 등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서울외곽순환도로 사패산터널 구간 공사를 비롯해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 공사 등에서 반대시위로 공사가 지연돼 각각 수백억∼수천억 원의 추가 사업비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먼저 지난 2001년 6월 경기 고양시에서 남양주시를 잇는 서울외곽순환도로 구간 공사가 착공됐으나 같은 해 11월 환경단체와 불교계의 반대로 인해 송추 나들목과 의정부 나들목 사이 사패산터널 구간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약 2년간 공사가 중단되면서 5000억 원대의 엄청난 추가 공사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직접적인 추가 공사비 외에도 2년간 공사가 중단되면서 물류비 손실 역시 1조5200억 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도롱뇽 소송’으로 잘 알려진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 공사 역시 6개월간의 공사 중단으로 145억 원에 달하는 추가 공사비용이 발생했다. 지난 2002년 경부고속철도 2단계 사업 구간인 금정산∼천성산(26.3㎞) 터널구간 공사에 대해 불교계와 환경단체들이 도롱뇽 서식지 등 환경 파괴를 이유로 공사에 반대하면서 법원에 공사중지를 위한 소송까지 제기해 대규모 국책사업이 한동안 지연됐다.

이 밖에도 새만금 간척사업 역시 10년간 사업추진 혼란 등으로 모두 1조 원의 공사비가 추가된 것으로 분석됐으며 오는 18일 공사 반대를 주장하는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밀양 송전탑 공사 역시 공사 지연으로 막대한 추가 비용 발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바른사회 관계자는 “일부 지역주민과 단체의 국책사업 반대로 인한 중요 국가시설물의 공사 지연과 추가비용 발생 등으로 결국 국민 모두가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