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을 추진하면서 기관별로 일률적인 구조조정보다는 기관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으로 개혁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오는 2017년까지 평균 부채비율을 200% 수준으로 낮춘다는 기본 전제하에, 부채비율을 일률적으로 줄이도록 하기보다는 기관별 현실에 맞는 정상화 이행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3일 “어떤 기관은 비핵심 자산을 중심으로 정리해야 할 곳이 있고, 어떤 기관은 핵심과 비핵심 따질 것 없이 정리해야 할 곳이 있다”며 “정상화 방안을 획일적으로 할 수는 없으며, 부처나 기관의 성격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표적인 예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경우 현재 핵심·비핵심 자산을 따질 것 없이 전면적인 구조개혁이 필요한 반면, 한국전력의 경우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졌기 때문에 핵심 사업보다는 서울 본사 부지 매각 여부가 정상화 방안의 핵심이 되는 식”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같은 부채라고 해도 상대적으로 부실 정도가 심한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들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받게 될 전망이다.

재정부는 지난해 마련된 중장기재무관리계획보다 부채증가율을 30%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에도 불구하고 이에 미달하는 부채감축 계획을 제출한 한국철도시설공단(14.8%)과 예금보험공사(11.6%), 한국장학재단(1.8%)에 대해서는 기관 사정이 있다고 인정하고 이를 용인해 줄 방침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들 기관은 가이드라인에 미달하는 계획서를 제출하기는 했지만,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는 부분이 있다”며 “사실을 확인한 뒤 보완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방만경영과 부채감축 대상 38개 공공기관들은 지난 1월 29일 부채감축 및 방만경영해소 정상화 계획을 재정부에 제출했다. 이들 기관은 2017년까지 부채 규모를 중장기재무관리계획 대비 39조5000억 원 추가로 감축할 계획이다. 또 복리후생비 규모도 2013년 집행액 대비 1600억 원 감축하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1인당 144만 원(22.9%) 감액된 수준이다.

한편 감사원은 이르면 이번주부터 재정부에 대한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조만간 재정부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시작될 것”이라며 “감사 내용 중에는 기관 감사와 함께 공공기관 노사 단체협약 이면합의도 중요한 체크 사항이 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