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이성원(30) 씨는 언젠가부터 오프라인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온라인상에서 인간 관계를 맺는 데 더 익숙해졌다. 4년간 활동해온 자동차 동호회 회원들과 매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잡다한 얘기를 풀어놓는가 하면 스마트폰의 위치확인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과 취미를 공유하고 모임을 갖기도 한다. 업무상 만났지만 자주 얼굴을 보기 힘든 사람들과는 ‘카카오톡’과 같은 스마트폰 메신저로 인연의 끈을 이어가고 친구들과는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밴드’ 등을 이용해 사이버 모임을 갖는다.

이 씨는 “온라인에서 하루 30명의 사람과 대화를 나누지만 실제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는 사람은 10명도 안 된다”면서 “오프라인에서 명함만 주고 받은 사람과 나중에 온라인에서 더 친해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의 발달과 더불어 인간 관계에서 디지털 인맥이 대세다. 이에 따라 한때 개방형 SNS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했던 디지털 인맥의 주류가 최근 소규모 그룹끼리 소통하는 폐쇄형 SNS로 변화하는 등 그 모습에도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직장인 강가람(26) 씨는 “가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접속해 많은 사람들의 글을 보며 최신 이슈를 살핀다”면서도 “그러나 피상적 인간관계, 원하지 않는 정보가 난무하는 개방형 SNS에 대한 피로와 회의 때문에 잘 이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밴드’의 총 체류시간은 20억 분으로 같은 해 1월 대비 무려 835% 이상의 성장을 기록해 PC기반 온라인 커뮤니티인 ‘네이버카페’ 17억 분, ‘다음카페’ 14억 분보다 앞선 수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