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윤정(오른쪽) 클로리스 이사와 박경호 하나은행 동교동 지점장이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클로리스 홍익대직영점에서 하나은행의 ‘빅넷(BiCNET) 프랜차이즈’ 프로그램을 이용해 직영점 재료 주문과 본사 결제 관리를 실행해보고 있다.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지난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다양한 차와 커피, 디저트를 파는 프랜차이즈 ‘클로리스’ 홍익대직영점.

티 룸(Tea Room) 안은 향긋한 잎차와 꽃차 향기로 가득했다.

홍차 한 잔과 함께 오후의 여유를 즐기고 있는 손님들 사이로 이윤정 클로리스 이사와 양경석 하나은행 신사업추진본부 e-금융 사업부 과장, 박경호 하나은행 동교동 지점장은 카페의 포스(POS·Point of Sale)단말기에 입력된 재고 물품을 확인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포스단말기는 카페, 마트, 식당 등 유통매장의 카운터에서 주문·결제할 때 볼 수 있는 장치로 개인용 컴퓨터에 카드 결제 장치를 연결해 대금결제와 회계처리를 동시에 할 수 있게 하는 기기다.

동일 포스단말기에 각기 다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설치해 운영할 수 있는데, 하나은행은 지난 9월 프랜차이즈 사업자들의 매출·자금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인 ‘빅넷(BiCNET) 프랜차이즈’를 출시했다.

이 이사는 “클로리스에서 판매하는 음료에 쓰이는 다양한 재료를 입력하고 나서 잎차인지, 꽃차인지, 커피인지 등등의 카테고리 분류를 다시 해야 한다”면서 “일을 두 번 하는 수고로움을 없애기 위해 물품을 입력하면서 동시에 카테고리 정리도 가능하도록 프로그램 수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양 과장은 “상품명 입력 시 코드로 입력하는 방안으로 수정하면 해결될 것”이라면서 “업종별, 가맹점별로 다른 매출 주문 관리의 특성을 반영해 빅넷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처럼 포스단말기에 입력하는 재료 목록을 꼼꼼히 점검하고 나선 까닭은 클로리스 직영 가맹점들은 앞으로 빅넷 프랜차이즈 프로그램이 설치된 포스단말기를 이용해 본사에 재료 주문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 프랜차이즈 사업자들은 업무 과중이 생기더라도 가맹점의 주문은 전화로 받고, 주문 물품에 대한 대금 계산과 같은 수납 업무는 사업자가 통장 거래 내역을 일일이 확인해 처리하는 게 대부분이다.

하나은행의 빅넷 프랜차이즈 프로그램은 이 같은 중소형 프랜차이즈 사업자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상품이다. 하나은행은 금융권이 갖고 있는 결제 시스템을 활용해 이들을 위한 체계적인 자금 관리 서비스를 은행권 최초로, 선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2010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2년간 시범 운용을 거친 후 지난 9월 시장에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빅넷 프랜차이즈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가맹점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한 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상품을 출고할 수 있고, 가맹점별 결제금액과 미수금을 자동으로 계산할 수 있다.

가맹점은 점포의 포스단말기나 컴퓨터를 통해 가맹본부에 상품을 주문하고, 상품 출고 여부를 조회할 수 있다. 또한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인터넷뱅킹 사이트에 별도로 접속할 필요 없이 주문 상품에 대한 결제도 가능하다.

이 이사는 “기존에는 전화로 주문을 받다 보니 발음을 잘못 듣고 상품을 잘못 출고하거나, 수량 입력을 실수해서 손실 처리하는 경우를 왕왕 겪었다”면서 “직영점별 결제와 정산이 매우 빨라졌고, 본사에서 관련 데이터들을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수월해졌다”며 빅넷 프랜차이즈에 대한 만족도를 표했다.

하나은행은 현재 관련 프로그램 사용을 원하는 중소형 프랜차이즈 사업자들에게 상담을 통해 무료로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양 과장은 “21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 서비스를 제안했는데, 12개의 가맹본부가 계약의사를 보여 진행 중에 있다”면서 “이미 5개의 가맹본부는 계약을 완료했는데, 이렇게 되면 가맹본부에 속해 있는 400여 가맹점도 빅넷 프랜차이즈 프로그램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기업에 자금 관리 및 회계 관리 등을 수월하게 하는 전자금융서비스를 개발·공급하는 것이 기업들의 창조경제 활동을 뒷받침하는 창조금융이 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이 때문에 하나은행은 빅넷 프랜차이즈 외에도 ▲빅넷 세무서비스 ▲빅넷 더 나눔 ▲빅넷 전용선 ▲중소기업을 위한 전자금융서비스 ▲기업용 스마트 금융서비스 등의 전자금융서비스를 통해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빅넷 세무서비스 전자세금계산서, 현금영수증, 신용카드 등 모든 매출·매입자료를 각 사이트 방문 없이 자동으로 수집해 부가세 신고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세무증빙 자동화 서비스로 국세청 신고 파일을 생성해 직접 전자신고를 할 수 있으며, 세무사 이용기업은 세무사에게 증빙자료를 이메일 전송 가능하게 한다. 창조경제의 기본조건이 되는 지하경제 양성화, 세수 투명화에도 도움이 되는 서비스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효율적인 자금관리를 위해 자금관리서비스(CMS)와 중소기업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RP)와의 연계 제공 등 전자금융서비스 제공을 통해 창조경제에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