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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도가 난 개인사업자의 44% 정도가 5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베이비 부머(1955∼1963년 생) 세대로 나타났다. 정년과 경기 부진에 따른 명예퇴직 등으로 직장에서 밀려난 50대가 자영업에 몰리면서 과당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고 있는 것이다.

8일 문화일보가 최근 2년(10월 말 기준)간 금융결제원 당좌거래정지자 내역을 분석한 결과, 2년 동안 부도가 난 개인사업자는 총 649명이었다. 이 중 베이비 부머 세대는 277명으로 42.7%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들어 베이비 부머 세대 부도 비중이 더 높아졌다. 올해 부도가 난 개인사업자 255명 중에서 베이비 부머 세대는 43.9%에 해당하는 112명이었다. 이는 전년동기(42.9%)보다 1.0%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50대 위기는 빚을 제때 갚지 못해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이들의 비중 변화에서도 나타난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3개월 이상 연체자를 위한 개인 워크아웃(채무조정) 신청자 중 50대의 비중은 올해 9월 말 현재 14.0%였다. 50대 워크아웃 신청자 비중은 2011년(이하 9월 말 기준)에 12.9%였으나 2012년에 13.4%로 오르는 등 상승세다.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주는 ‘영세 자영업자 바꿔드림론’의 경우 지난해 11월 출시일부터 올 9월까지 신청자 1만3064명 중 50대가 3931명(30.1%)이었다.

50대 창업이 영세 자영업에 집중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수익 감소와 고금리 대출, 원리금 상환 능력 악화, 파산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50대 자영업자는 전체 자영업자 571만8000명의 30.5%인 174만2000명이다. 이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73.6%를 차지할 정도로 영세하다.

50대 자영업자의 대출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액 중에서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7.3%로 전체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자영업 규모는 영세하고 대출은 늘다 보니 채무 상환 능력은 떨어진다. 50대의 소득 대비 이자부담률은 10.1%로 20대(8.3%)와 30대(8.0%), 40대(8.4%)보다 높았다.

문제는 50대의 자영업 진출이 여전히 증가세여서 자칫 부실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전체 자영업자 수는 감소세로 돌아선 데 반해 50세 이상 자영업자 수는 월평균 3만 명 이상 늘어나고 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