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이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 변경 요청서를 검찰이 철회하거나 내용을 다시 변경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소장 변경이 향후 검찰의 추가 수사와 공판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법조계 일각에선 수사팀의 미보고 사태는 비록 검찰청법 위반이지만 검찰 내부 규율 문제인 반면, 심리전단 직원들이 트위터에서도 5만5689회에 걸쳐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글을 게시한 것은 법원의 영장을 근거로 확인된 증거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 공소장 변경 요청 불철회 의미 = 일단 수사팀이 공소장 변경 요청 철회에 부정적인 이유는 철회할 경우 축소 수사 의혹이 제기되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변경 요청을 철회할 경우 현재 민주당 등 야당의 주장에 불과한 국정원의 불법선거 개입 의혹이 정권 차원의 조직적인 불법선거 의혹으로 증폭되면서 결국 제2의 촛불시위와 같이 정권퇴진을 위한 대국민운동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검찰 수뇌부는 일부 내용 변경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이다. 이와 관련, 검찰이 공소장 변경을 요청한 근거가 된 각종 수사결과들이 법원의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근거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형사소송법상의 합법적 근거’가 있다는 주장이 검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15일 특별수사팀장인 윤석열 여주지청장으로부터 구두보고를 받을 당시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긴급체포 등과 달리 공소장 변경은 승인했다는 설도 같은 맥락에서 확산되고 있다. 검찰이 “공소장 변경 철회 검토를 검찰이 하고 있다”는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 수석부대표의 발언에 대해 상당히 불쾌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수사 및 공판 영향 =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확보한 5만여 회의 트위트가 충분한 수사를 통해 확보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수사팀이 이미 지난 6월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밝혔듯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트위터에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3200만 건의 글을 집중 추적해 얻은 결과라는 것이다. 따라서 원 전 원장 등의 공직선거법 위반 및 국정원법 위반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능력이 충분하다는 게 수사팀의 판단이다.

검찰에 따르면 국정원 3차장 산하의 심리전단 사이버팀은 원 전 원장이 취임한 2009년 2월 이후부터 점차적으로 확대 개편됐다. 그해 3월 심리전단은 독립 부서로 편제된 후 2010년 10월 산하 사이버팀을 2개에서 3개로 확충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2012년 2월에는 사이버 4개 팀, 70여 명으로 다시 확대됐다. 심리전단 사이버팀 직원들은 지휘 체계에 따라 원 전 원장의 말씀을 이종명 전 3차장을 거쳐 민병주 전 대북심리전단장을 통해 하달 받고 각자가 담당하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글을 조직적으로 게시한 후 그 활동 결과를 원 전 원장에게 보고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국정원에 사전통보를 안 했다고 불법 체포라고 보기는 어렵고 영장을 발부받아서 집행한 거면 증거능력에는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