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21일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과정을 놓고 수사 지휘자인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실무팀장에서 배제된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공개적으로 정면으로 충돌했다. 여당에서는 ‘항명’이라는 말이 나왔고 야당은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이라며 하루 종일 공방을 이어갔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이었던 윤 지청장에 대한 17일 직무 배제 과정을 두고 조 지검장과 윤 지청장은 엇갈린 진술을 내놨다. 윤 지청장의 직무 배제에 직접적 원인이 됐던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의 체포영장 및 압수수색 영장 청구에 대해 윤 지청장은 “수사 보고서와 향후 계획을 갖고 15일 밤에 검사장(조 지검장) 집을 찾아가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소장 변경 신청은 4차례 검사장의 재가를 받았다”며 “부팀장인 박형철 공공형사부장이 2번 승인을 받았고, (직접) 검사장 방에서도 2번 구두 보고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지검장은 “윤 지청장과 사적인 대화를 했을 뿐 정식 보고가 아니다”라며 “집에서 식사를 한 후 다과를 하다 윤 지청장이 갑자기 보고서를 내놓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고서에 대해 깊이 검토하자고 돌려보낸 것이 전부”라고 반박했다.

윤 지청장은 다시 발언 기회를 얻어 “검사장이 ‘야당 도와줄 일이 있느냐’, ‘정 하려면 내가 사표를 내면 해라’고 말했다”며 “이런 상태에서 검사장을 모시고 사건을 더 끌고 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라고 주장했다. 조 지검장은 이와 관련, “윤 지청장이 보고라고 주장하는 것은 제대로 된 체계를 갖추지 않았다”며 “저는 이렇게 (윤 지청장이) 항명이라는 모습으로 가리라고 생각도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윤 지청장의 발언 등을 놓고 ‘제2의 검란’, ‘항명’ 등의 격한 표현을 써가면서 거세게 비판했다.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은 “이런 검찰을 국민이 어떻게 믿고 지낼 수 있겠나”라며 “이건 항명이자 하극상”이라고 질타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진실을 밝히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진실을 밝히려는 게 어떻게 항명이 될 수 있나. 이는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병채·김대종 기자 haas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