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정감사에 기업인들을 무더기로 세워 ‘기업 감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 무소불위식 권력 행사에 대한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의원이 나라 망친다”는 극단적인 비판이 나오고, ‘국회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감 증인 채택 기준 구체화, 피감기관 축소, 상시국감 등을 대안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로 3일째를 맞은 올해 국감에서는 역대 최다인 200명에 가까운 기업인이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정작 질의에 들어가서는 발언 기회를 거의 얻지 못하거나 단답형 대답만 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의원이 기업인과 부처 장·차관, 기관장을 상대로 호통을 치거나 모욕에 가까운 언사를 하는 모습도 여전하다. 또한 3주 만에 630개의 피감기관을 감사하다 보니 ‘부실국감’ ‘주마간산 국감’으로 치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호통 국감이나 묻지마 식 증인 불러세우기가 마치 국회의 당연한 권위처럼 생각되는 시대는 지났다”며 “정밀하고 전문적으로 따져 묻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정책 중심의 국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현재 일정 기간을 정해 실시되고 있는 국감제도 자체를 연중 실시하는 ‘상시국감’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용호(정치학) 인하대 교수는 “부실국감, 수박겉핥기 국감 등의 문제를 해소하려면 연중 국감을 실시하는 상시국감으로 변경해야 한다”면서 “이 경우 정기국회에선 예산안 심사와 법안심사에 집중하고, 국감에 대한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현행법은 국정감사권에 검증·청문회의 개최 권한도 포함하고 있어서 상시국감으로 변경해도 무방할 정도의 제도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감에서 민간인 증인채택에 대해서도 그 선정과 채택 절차를 명시하는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화종·오승훈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