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민정수석실이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 자식 의혹에 대한 보도 이전에 관련 사실을 알고 감찰에 나섰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지난 6일 보도 이후에 청와대 민정수석실 규정에 따라 특별감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민정수석실이 고위공직자의 비위를 포착해 특별감찰 하는 것은 고유한 기능이자 임무”라고 밝혔다.

실제로 대통령비서실 직제에 관한 대통령령에 따르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 소속 고위공직자에 대한 감찰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대통령비서실에 특별감찰반을 두도록 돼 있다. 여전히 감찰 착수 시점에 대한 이견은 존재하지만 민정수석실의 감찰은 업무 영역 내의 고유 임무라는 것이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7월 22일 일부 개정돼 시행된 대통령령 제24667호 ‘대통령 비서실 직제’는 7조에서 특별감찰반에 대한 규정을 따로 두고 있다. 7조 1항에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감찰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대통령비서실에 특별감찰반을 둘 수 있도록 했다. 그 대상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 소속 고위공직자나 공공기관·단체 등의 장 및 임원, 대통령의 친족 및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로 명시돼 있다. 채 총장은 이 중 행정부 소속 고위공직자에 해당된다. 2항에는 감찰업무에 대해 ‘법령에 위반되거나 강제처분에 의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비리 첩보를 수집하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에 한정하며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이첩한다’고 돼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부 언론이 채 총장의 혼외 자식 의혹에 대해 보도를 한 뒤 총장 개인뿐 아니라 검찰의 명예, 신뢰, 정부 부담 등을 고려해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규정에 따라 특별감찰에 착수했다”며 “특별감찰반은 기관에 자료제출이나 열람을 요구해 응할 경우에만 자료를 확인할 수 있어, 열람을 거부할 경우 전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부터 채 총장에 관한 ‘파일’을 넘겨받은 이중희 청와대 민정비서관 주도로 8월 한 달간 채 총장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민정수석실에 확인한 결과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보도 이전에 민정수석실에서는 이와 관련한 어떤 확인도 거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