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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최근 혼외 자식 논란을 빚은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해 전격 ‘감찰’을 지시한 것에 대해 “진실 규명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여론조사 응답이 절반을 넘는 53.7%로 나타난 건 여론의 추이와 관련해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이는 ‘청와대 사전 조율설’이나 ‘외압설’ 등이 난무한 가운데서도 일단은 ‘진실을 규명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여론이 많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채 총장이 이번에 제기된 사생활 의혹에 대해 떳떳하다면 자진 사퇴를 택하기보다는 감찰을 통해 진실 규명에 적극 임해야 한다는 요구로 분석된다.

문화일보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17일 분석한 채 총장 사표 제출 관련 긴급현안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3.7%가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감찰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진실 규명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감찰을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사실상의 사퇴 압력이고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한 조치”라는 응답 비율은 39.9%였다.

감찰에 대한 ‘지지’가 ‘반대’보다 13.8%포인트 앞선 것으로, 채 총장의 사생활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 목소리가 좀 더 높은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여·야 대표와의 3자회담에서 청와대의 채 총장 사퇴압박설을 부인하면서 “채 총장에 대한 감찰권 행사는 진실을 밝히자는 차원에서 잘한 것이며, 사건의 본질은 진실을 밝히는 것이고 진실이 밝혀지면 모든 것은 안정될 것”이라는 인식에 국민 여론이 조금 더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는 감찰 지지 대 반대 여론이 연령별·지역별·지지정당별로 확연히 갈리는 현상이 뚜렷했다. 여권이 이 문제를 개인 도덕성으로 연결하면서 진실 규명에 초점을 맞추고, 이에 대해 야권이 감찰을 사실상의 사퇴 압력으로 규정하면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여론도 지지 정당에 따라 분화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새누리당 지지 응답자 69.3%가 ‘감찰 지지’ 입장인 데 반해, 민주당 지지 응답자는 54.0%가 ‘사퇴 압력’이라면서 감찰에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지역별로도 ‘사퇴 압력’ 응답 비율은 광주·전라에서 57.4%로 가장 높았다. ‘감찰은 진실 규명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낮은 것도 광주·전라(36.9%)였으며, 대전·충청(38.3%)에서도 다소 낮았다. 서울에서는 ‘진실 규명’이 58.5%, ‘사퇴 압력’이 33.8%로 격차가 꽤 컸다.

연령별 분석에서도 새누리당 지지층이 많은 50대 이상에서 ‘진실 규명’ 응답이 가장 높은 59.7%로 조사됐고, 나머지 20∼40대에서는 그 비율이 평균보다 낮았다. 반면 ‘사퇴 압력’ 응답률은 30대(43.4%)·40대(44.7%)에서 높았다. 성별로는 혼외관계에 좀 더 부정적인 여성층에서 ‘진실 규명’ 응답률이 56.7%로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남성 응답자는 ‘사퇴 압력’ 45.0%, ‘진실 규명’ 50.6%로 큰 차이가 없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