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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 자식 의혹의 사실 여부와 관련해 ‘사실무근’임을 주장하는 채 총장보다는 의혹을 제기한 한 언론사의 보도에 대한 신뢰가 더 높게 나타난 것은 ‘채 총장의 혼외 자식이 맞을 것’이라고 믿는 시중여론이 적지 않게 형성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문화일보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조사를 의뢰해 17일 분석한 긴급현안조사에서 채 총장의 혼외 자식 의혹을 보도한 언론의 주장에 더 신뢰가 간다는 응답은 42.2%, 의혹을 부인한 채 총장의 주장에 더 신뢰가 간다는 응답은 26.1%였다.

하지만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다른 문항과 달리 31.7%로 이례적으로 높게 나왔다. 진실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판단유보층도 상당히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지지층 내에서는 언론의 의혹보도에 대한 신뢰도의 비중이 높았다. 새누리당 지지층의 55.1%는 언론보도에 신뢰가 간다는 응답이 평균(42.2%)보다 높았다. 21.1%는 채 총장 주장에 신뢰가 간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언론보도에 대한 신뢰도가 채 총장의 부인 주장에 대한 신뢰도와 비슷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채 총장의 주장에 신뢰가 간다는 비중이 36.2%로 평균(26.2%)보다 많았다. 언론보도에 더 신뢰가 간다는 35.7%와 비슷한 수치다. 민주당이 채 총장을 두둔하는 분위기에서 정치적 성향이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 연령층에서 혼외 자식이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지만 연령대별로 믿는 정도에서는 차이가 났다. 혼외 자식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 20대(29.6%)와 30대(36.2%), 40대(40.2%)는 평균보다 낮았고, 50대 이상(51.8%)은 평균보다 높았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혼외 자식 의혹을 더 신뢰하는 경향을 보였다.

혼외 자식 의혹의 사실관계에 대해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 31.7%는 주목되는 수치다. 이들 판단유보층은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와 의혹을 부인하면서 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와 함께 소송을 제기하며 대응하고 있는 채 총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뭔가 확실한 물증이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유전자 검사도 받겠다는 뜻을 밝혔던 채 총장의 강한 대응 속에서 무엇이 진실인지 쉽게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