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청와대의 불법 사찰 의혹을 제기하고, 청와대는 전면 부인하는 등 ‘불법 사찰’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 의원은 불법 사찰 의혹과 관련한 내용을 검찰 내부로부터 제보 받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민주당과 검찰 내 ‘친 채동욱’ 세력이 연대해 의혹을 추가 폭로할 것이란 예상도 하고 있다. 정치권과 검찰이 뒤엉켜 공방을 확산시키는 형국이다.

박 의원은 17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제보자가 검찰 내부인인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보면 좋다”며 “제보를 한 사람이 확실하기 때문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보자가 이 사건을 직접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청와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채 총장을 불법 사찰한 것 같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중희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자료를 넘긴 것은 일종의 임무 인수인계 차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더 밝힐 내용은 없다”면서도 “(제보 내용을) 자세히 분석해 보고 제보자와 대화를 해 보겠다”며 추가 의혹 제기 가능성도 열어뒀다. 앞서 박 의원은 전날 열린 국회 법사위에서 청와대가 8월부터 채 총장을 사찰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청와대는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총장의 혼외 자식 의혹이 보도된 9월 6일 이후부터 민정수석실 규정에 따라 (채 총장에 대한) 특별감찰에 착수했다”며 “보도 이전엔 어떤 확인 작업도 거친 게 없다”고 말했다.

조성진·윤정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