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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와 1사1촌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울산 울주군 삼남면 상천마을은 1970년대 대대적인 이주가 이뤄졌다. 마을이 당시 활발하게 전개되던 새마을운동 시범마을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초가집과 돌담 일색이던 원래의 마을에서 길 하나 건넌 곳에 시멘트 집과 담으로 이뤄진 ‘새마을’이 지어졌고, 주민들은 그곳으로 옮겨 살게 된다.

강학수(56) 상천마을 이장은 “새 마을로 이주해 보니 집이며 담이며 전부 콘크리트와 시멘트 일색이라 삭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면서 “그래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삼성SDI 측과 벽화그리기 활동을 벌이게 됐다”고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35도를 넘나드는 기온과 뙤약볕에 삼성SDI 직원들에게 너무 가혹한(?) 봉사활동이 아닌가 싶어 물었더니 그는 껄껄 웃음을 지었다.

“마을에 와서 봉사활동을 하는 직원들도 전부 예전에 저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입니다. 삼성SDI는 허물없이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지요.”

마을에서 삼성SDI 울산사업장과는 차로 불과 5분 거리. 거리가 가깝다 보니 마을 출신 삼성SDI 직원들도 여럿이다. 현재도 삼성SDI 울산사업장에는 마을 출신들이 10여 명 근무하고 있다. 강 이장은 물론 마을 총무인 신상열(56) 씨도 10여 년간 삼성SDI 울산사업장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강 이장은 “전임 이장도 삼성SDI 출신”이라면서 “서로 필요한 게 뭔지 잘 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벽화그리기뿐만 아니라 삼성SDI는 마을의 실질적인 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울산사업장 구내식당 앞에서 농산물 직거래장터를 열었는데 감자, 옥수수 등 마을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불과 1시간도 안 돼 동이 났다.

강 이장은 “마을 입장에서는 판로가 있고, 삼성SDI 직원들은 믿고 살 수 있는 농산물을 얻을 수 있어 서로 좋은 것”이라면서 “마을과 삼성SDI는 그야말로 ‘윈-윈’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주 =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