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도입되는 ‘전자파 등급제’ 법안이 드디어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지난해 5월 국회를 통과해 오는 8월 1일 고시를 통해 효력을 발휘하는 만큼, 법안 통과 후 휴대전화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꼬박 1년여가 걸린 셈이다.

전병헌(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1년 11월 16일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등에 전자파 등급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는 내용의 전파법과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발의 당시 전 의원은 “세계보건기구(WHO)가 ‘휴대전화 전자파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한 이후 방통위에 많은 민원이 들어오는 등 전자파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5월 전격적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기업 현실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듣는 등 법안은 입법화된 이후에도 논란이 계속됐다.

업계는 높은 품질을 유지하는 동시에 전자파 세기를 지속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현재 기술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애플 등 외국 제조업체는 국내 기업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그동안 방통위 등 관련 기관에서 전자파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보다 명확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민들의 불안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최근 시행을 확정지었다.

미래부 관계자는 “전자파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전자파 방출 정보를 공개해 국민들이 기기 사용에 참고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에 대한 전자파 등급표시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보고 시행에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8월 1일 관보에 게재하고, 자율적으로 전자파 등급제를 시행하도록 유도해 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유예기간이 끝나는 2014년 8월 1일부터는 휴대전화에 전자파에 대한 등급 또는 방출량을 표시하지 않고는 휴대전화 판매에 제한을 두는 등 전자파 등급제가 강제된다.

현일훈 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