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국힘 비대위회의 권영세(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가운데는 권성동 원내대표. 곽성호 기자

■ 설 이후 민심 ‘요동’

중도·무당 55~57% “정권교체”
李, 양자대결선 吳·洪과 동률도
부동층 많은 중도 흡수 못한 것
2017년 ‘탄핵대선’때와는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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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구속기소 이후 중도층의 정권교체 여론이 여전히 높고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60%에 달하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를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조기 대선이 ‘비상계엄 심판’이 아니라 ‘이재명 심판’으로 구도가 짜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1일 설 여론조사를 보면 KBS·한국리서치 조사(24∼26일)에서 중도·무당층 57%는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는 29%에 그쳤다. SBS·입소스 조사(23∼25일)에서도 중도·무당층의 정권 교체론이 55%, 정권 재창출론이 36%로 큰 차이를 보였다. 과반이 정권 교체에 힘을 싣고 있는 셈이다. 동시에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응답자도 압도적으로 많았다. KBS·한국리서치(24∼26일)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여론은 60%에 달했다. 탄핵 기각은 36%였다.

하지만 이 대표에 대한 지지율은 이들 여론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심지어 보수 진영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이 대표가 비등한 지지율을 보이는 조사도 나왔다.

중앙일보·한국갤럽 조사(23∼24일)에서 이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가상 대결에서 각각 46%, 43%를 기록해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접전을 벌였다. 이 대표-홍준표 대구시장 가상 대결은 각각 45%, 42%로 역시 오차범위 내다. YTN·엠브레인퍼블릭 조사(22∼23일)에서도 이 대표와 오 시장은 양자 대결에서 41%로 동률, 이 대표와 홍 시장 역시 41%로 같다. 이 대표가 부동층이 많은 중도층의 지지를 받지 못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는 ‘보수 과표집’에 따른 영향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앙일보 조사의 경우 보수·중도가 각각 358명, 진보가 258명이었다. 보수 응답자가 진보 응답자보다 100명 많다. SBS·입소스 조사(23∼25일)에서는 이 대표가 오 시장과 홍 시장과의 양자 대결에서 각각 16%포인트, 14%포인트 앞선다.

이 대표에 대한 견제 심리도 눈에 띈다. KBS·한국리서치 조사에서 응답자 62%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재판과 관련해 ‘선거법에 따라 2심 3개월, 3심 3개월 일정 안에 진행해야 한다’고 답했다. ‘법에 정해진 기간과 상관없이 심리를 충분히 해야 한다’는 29%에 그쳤다.

대선 구도에 이재명 견제론이 반영되는 흐름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2017년 대선에서 ‘국정농단 심판’이 핵심이었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윤 대통령이 탄핵의 위기에 놓이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되며 정치적 생명이 사실상 끊겨 지난 대선부터 이어진 윤 대통령-이 대표 대립 구도가 깨진 데 따른 영향일 수 있다. 인용한 여론조사는 모두 무선 전화면접조사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정혜·나윤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