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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등록금 인상의 주범으로 꼽히는 국·공립대 기성회비가 “법적 근거가 없어 학생들에게 반환해야 한다”는 법원의 지난해 1월 판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체 등록금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의 경우 기성회비로 충당하던 교직원의 교육지원비를 없애면서 등록금을 4% 이상 내려 기성회비제도 개선을 통한 등록금 인하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한예종은 2학기부터 등록금을 4.2% 인하해, 수업료와 기성회비를 합친 1년 등록금을 495만3000원으로 낮췄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서울대 예능계열(766만6000원)의 61.8%, 홍익대(898만4000원)의 52.8% 등 일반 예능계열 교육기관의 반값 등록금 수준(대학알리미 공시 2013년 등록금 기준)이다. 한예종이 반값 등록금을 가능하게 한 것은 지난 3월 국립대 최초로 기능직 10급부터 2급 공무원 98명에게 교육지원비 명목으로 지급하던 수당을 폐지했기 때문이다. 한예종의 교육지원비는 기성회비로 충당해왔다. 서울시립대도 반값 등록금을 선언했던 지난해 2월부터 150명의 교직원에게 주던 교육지원비 지급을 중단하고 이를 통해 절약한 12억여 원은 등록금 지원과 학교 시설 확충에 이용하고 있다.

한예종 관계자는 “기성회비로 교육지원비 수당을 지급해온 직원은 98명으로, 해당 수당을 폐지하면서 5억8000만 원이 절감됐다”며 “교직원이 수천 명인 일반 종합 국립대의 경우 이 같은 기성회비 인건비를 줄일 경우 등록금 인하효과가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알리미를 통해 전국 국·공립대 43곳의 2013년 기성회비 예산을 분석한 결과, 기성회비로 조달되는 총 예산 2조182억여 원 가운데 인건비로 지출되는 금액이 6285억 원(31.14%)에 달했다.

이뿐만 아니라 2012년의 경우 43개 국·공립대가 교수에게 지급하는 1인당 급여보조성 인건비 평균이 1652만 원, 5급 이상 공무원 직원에게는 1375만 원, 6∼7급에는 896만 원에 달했다. 이런 이유로 2013년 전국 4년제 39개 국·공립대 등록금 평균 410만3000원 가운데 기성회비는 평균 293만3000원으로 71.5%에 달하는 등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강우·유현진 기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