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후속대응

국가기록원에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담록이 없는 것으로 결론나면서 새누리당은 민주당에 공동 수사의뢰를 요청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노무현정부 시절 회담록이 폐기된 것으로 판단하고 검찰수사를 통해 진실 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주춤했던 남북 정상 간 회담 녹음파일 공개도 재추진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 가운데 표면적으로는 정상회담 관련 부속 자료부터 확인하자며 ‘시간끌기’에 나섰지만, 당내 계파별로 대응방안을 달리 하는 등 향후 손익계산에 분주한 상황이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대미문의 사초(史草) 실종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국론 분열만 조장하는 소모적 논쟁보다는 수사권이 있는 검찰이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권이 없는 정치권에서 없어진 경위에 대해 더이상 왈가왈부하는 것은 아무런 실익이 없이 국론분열만 초래하는 소모적 논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담록이 언제, 누구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는지 ▲중대한 기록이 왜 대통령 지정기록물에 포함되지 않았고, 왜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았는지 ▲누가, 무슨 이유로 회담록 폐기를 지시했고 누가 실제로 폐기했는지 ▲관련 사실을 잘 아는 사람들이 왜 숨겨왔는지 등 4대 의문을 제기하면서 국회 운영위 차원의 검찰 수사 촉구를 제안했다.

또 새누리당은 후면에 배치했던 녹음파일 공개 여부도 다시 전면으로 내세우며 민주당을 전방위로 밀어붙이고 있다. 회담록 폐기 논란은 검찰수사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발언 여부는 두 정상 간 나눈 육성 녹음 파일로 확인하자며 민주당을 투트랙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국가기록원에서 온 정상회담 관련 부속 자료의 단독 열람을 강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대화록 실종이라는 중대 변수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회의 NLL 기록물 열람 결정을 무효화할 수는 없다”며 “오늘부터 국회에 제출된 (노무현 전) 대통령 자료 열람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