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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25·KB금융그룹)의 메이저 대회 3회 연속 우승 대기록은 의외로 싱겁게 달성됐다.

제68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 최종 4라운드가 열린 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서보낵 골프장(파72)은 휴일을 맞아 박인비의 우승과 한국선수들의 선전을 보기 위해 교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경기는 전날까지 10언더파로 선두인 박인비와 6언더파로 2위를 달리고 있는 김인경(25·하나금융그룹)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앞선 조의 선수들은 바람마저 부는 통에 오버파가 속출했다.

김인경보다 4타 앞선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맞이한 박인비는 초반 한때 고전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6번홀(파4)과 7번홀(파3)에서 잇따라 보기를 적어내 2타를 잃었다. 김인경도 7번홀까지 버디 1개와 보기 3개로 2타를 잃어 타수를 좁히지 못했다. 박인비가 다시 타수를 벌리기 시작한 것은 역시 퍼트 덕이었다.

박인비는 9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1.5m에 붙여 버디로 연결한 뒤 10번홀(파4)에서는 3.5m 거리에서 파 퍼트를 홀에 떨어뜨려 순식간에 6타차로 달아났다. 박인비는 11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 러프까지 굴러갔지만 어프로치 샷으로 홀 2m 가까이에 붙인 뒤 실수 없이 파 퍼트로 마무리했다.

14번홀(파4)에서 1타를 잃은 박인비는 15번홀(파5)에서도 두 번째 샷이 깊은 러프에 빠져 레이업을 해야 했고 3.5m 파퍼트가 빗나가 또 보기를 적어냈다. 김인경과는 4타차. 하지만 박인비는 이후 더 이상 실수를 하지 않고 남은 홀을 파로 막았다. 특히 18번홀(파5)에서는 세 번째 샷을 홀 2m에 붙인 뒤 2퍼트로 여유있게 마무리한 뒤 엷은 미소를 지었다.

2011년 이 대회 우승자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은 마지막 날 타수를 잃지 않아 합계 1언더파 287타로 3위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선수가 우승, 준우승, 3위까지 상위권을 점령했다. 우승 상금 58만5000달러(약 6억6600만 원)를 받아 시즌 상금 200만 달러를 돌파한 박인비는 상금 부문과 세계랭킹, 올해의 선수 포인트 등에서 사실상 1위 자리를 확고히 다졌다. 박인비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2011년 유소연, 2012년 최나연(26·SK텔레콤)까지 3년 연속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