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9일 오전 1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의 한 주점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주점이 문을 열자마자 들어와 술과 안주 등 58만 원어치를 시켜 먹은 임모(33) 씨가 몇 시간째 술값을 내지 않고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임 씨는 주점 주인에게 “종업원에게 성관계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며 “이런 형편 없는 서비스를 받고 술값을 낼 수는 없다”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했다. 가뜩이나 불황 탓에 장사가 안 되는 상황에서 임 씨가 술값을 떼어먹기 위해 작정을 하고 떼를 쓴다고 판단한 주인은 결국 인근 파출소에 임씨를 신고했다.

임 씨를 파출소에 데려와 조사한 경찰들은 전과 경력을 조회한 뒤 깜짝 놀랐다. 전과 50범인 임 씨는 20대였던 2001년부터 무전취식으로 처벌받은 전과가 48차례에 달했기 때문이었다.

무전취식으로 10여 차례 실형까지 선고받은 임 씨는 2월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고시원 등을 전전하다 3월부터 또다시 서울 강서구와 서대문구 일대 술집을 돌며 8차례에 걸쳐 280만 원 상당의 술을 마시고 돈을 내지 않고 달아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을 맡은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임 씨를 상습사기 및 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