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외교-통일부 합동 업무보고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부와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munhwa.com

박근혜 대통령의 남북문제 해법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관련, 정부는 ‘선(先)비핵화’ 연계 없이 ‘대북지원, 남북대화, 낮은 차원의 경제협력’을 우선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이 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비핵화 회담과 대규모 경제지원을 함께 논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이 같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전략은 그러나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압박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북핵 폐기를 위한 비핵화 의제를 후순위로 밀어 놓았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박 대통령 주재로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3년도 업무보고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단계 대북 인도적 지원, 2단계 농업·조림사업 등 낮은 수준의 사회경제 교류협력을 통해 남북 간 신뢰관계 형성, 3단계 철도·통신·인프라 건설 및 대규모 경제지원과 북핵 폐기를 위한 비핵화 논의’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와 관련, “비핵화 협상보다는 남북대화가 우선순위”라며 “현재 비핵화를 얘기하기 전에 인도적 지원으로 신뢰를 쌓아 물꼬를 트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이날 보고에서 단계적 이행방안으로 “인도적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 당국 간 대화 추진 및 합의이행 제도화, 호혜적 교류협력 추진, 개성공단의 국제화, 남북관계 진전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 기여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3단계에 가면 북한 비핵화와 연결돼 대규모 대북지원을 하는 비전코리아 프로젝트가 추진된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수출품에 대한 원자재 수입관세 환급 혜택’ 대상에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보고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벽돌을 하나하나 쌓듯이 신뢰를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차근차근 발전시키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협 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