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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에서 업계 반발에도 불구하고 권고안을 내놓은것은 사회적 합의보다는 ‘골목상권 보호’와 ‘중소기업 보호·육성’이 최우선이라는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대·중소기업 간의 합의’를 내세웠던 동반위가 중소기업을 강조하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함께 가겠다는 의미로도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새 정부 방향에 맞추다 보니 이해당사자의 반발이 나오는 등 ‘상생’이라는 동반위의 본래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5일 동반위가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업계 및 외식업계와 합의에 실패하고 권고안을 내세우면서 이후 법적 다툼 등이 예상된다. 동반위가 내놓은 ‘신규 출점 점포수 연 2% 제한 및 동네빵집 500m 이내 출점 금지’라는 중재안과 외식업계에 대한 확장 자제안을 프랜차이즈 업계와 외식업계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권고안은 사실상 강제법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개정된 ‘대·중소기업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로 인해 동반위 권고안 위반 시 시정명령을 내리고, 2차례 시정명령에서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 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중기청이 신청을 받아들여 사업조정 결정을 내렸는데도 대기업이 따르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동반위가 강제조정안을 내놓기까지는 갈등과 마찰이 반복됐다. 앞서 동반위는 지난 7월 말 생계형에 해당하는 27개 중기 적합업종에 대해 실태조사를 진행한 후 제과·제빵, 자동판매기, 가정용 가스연료 소매, 자전거 소매, 중고차 판매, 꽃 소매, 서적 및 잡지류 소매 등 7개 업종을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키로 하고 지난해 말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업계가 반발하면서 합의가 지연됐고, 발표도 연기됐었다.

권고안의 강제성으로 인해 업계는 그동안 강하게 반발하면서 갈등 양상이 반복됐지만, 결국 동반위는 합의 도출에 실패하고 기존 중재안대로 조정안을 내놨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조정은 대기업들이 그동안 잠식했던 시장 진입에 대한 경고의 의미”라며 “올해도 계속 서비스업 중심으로 중기 적합업종 선정작업을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은 “생계형 서비스업 적합업종의 지정은 무너져가는 골목상권을 지키고 대·중소기업 모두의 동반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동반성장이라는 본래 취지에 어긋난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업계에서는 공정거래법 등을 근거로 반발 움직임이 계속될 전망이어서 논란은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또 이 같은 강제조정안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가능성이 높아 논란이 확대될 여지도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