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수준급 서예실력을 갖고 있는 정종섭 교수가 지난 9일 직접 글씨를 쓴 서울대 관악캠퍼스의 이준 열사 동상 앞에서 국내 첫 검사보로 법관생활을 시작한 이 열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연수 선임기자

정종섭 교수는 개혁성향의 헌법학자다. 대통령제의 권한집중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실질총리제를 주장해왔고 궁극적으로 의원내각제로의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믿는다. 그는 사법개혁을 포함, 각 분야에서 지속적인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법치주의가 확립돼야 한다고 믿는 동시에 모든 사회적 권위에 대해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권력과 명예를 좇는 교수나 진영논리에 기대있는 재야원로들을 경멸한다.

그는 서울법대를 졸업한 뒤 유신헌법의 정당성에 동원된 칼 슈미트의 결단주의 이론을 비판하던 경희대 젊은 학자 허영을 찾아가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결단주의란 ‘헌법의 정당성’은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박수와 갈채’의 문제란 이론으로 이에 따르면압도적 지지로 국민투표를 통과한 유신헌법은 헌법적 정당성을 확보한 셈이 된다.

정 교수는 예술적인 방면으로도 조예가 깊다. 한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 입학 전 시작한 서예는 수준급으로 지난해 4월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서울대 법대 은사인 박병호 교수와 사제 동행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사법연수원 수료 직후인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한 사진 역시 1990년대 사진작가 김중만을 만나면서 전문가 수준으로 접어들었다.

▲1955년 경북 경주 생 ▲서울대 법학과 졸·경희대 석사·연세대 박사 ▲사시 24회 ▲헌법재판소 연구관 ▲건국대 법학과 교수 ▲서울대 법학부 교수 ▲서울대 법과대학 학장 ▲서울대 법학대학원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