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지원 강화를 공언한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각종 중소기업 지원책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혜적 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자칫 중기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만큼 연구·개발(R&D)과 국제화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옥석을 가린 중소기업 지원책을 펼치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은 과감히 퇴출시키는 등 구조조정 방안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7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중소기업 지원 정책은 중견기업과 대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유인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면서 “보호와 지원만 강화하면 혁신하지 않고 중소기업으로 존속하려고 하기 때문에 발전을 저해하는 일방적인 지원책은 과감히 없애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 지원 정책은 일방적인 지원보다는 기업 경쟁력 강화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을 세분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중소기업 상황에 따른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우량 중소기업, 영세 중소기업, 한계 기업 등 중소기업을 세분화해 지원 정책도 맞춤형으로 바꿔야 한다”며 “중소기업은 마냥 어렵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평균적으로 지원하다 보니 과다 지원과 도덕적 해이 등이 지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혜적 정책만 쓰면 성장을 멈추는 ‘피터팬신드롬’을 부추기게 되는 만큼 퇴출·구조조정 등 보호와 경쟁 유도를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1억 달러당 중소기업 수가 미국의 7배, 일본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GDP 1억 달러당 중소기업 수가 한국 307개, 미국 45개, 일본 115개로 파악됐다. 2010년 기준 한국 전체 중소기업 수는 312만 개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2008∼2010년까지 380개에 불과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