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한 정치권이 대기업 옥죄기식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가운데 지식인 600명이 긴급 시국선언을 통해 경제민주화 졸속 입법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교수와 변호사 등 국내 지식인들로 구성된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는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나라를 걱정하는 지식인 600명 긴급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대선 득표용 어설픈 경제민주화 정치쇼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긴급 시국선언에는 최광 전 보건복지부 장관, 송정숙 전 보건사회부 장관,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종석(경영학) 홍익대 교수, 좌승희(경제학) 서울대 겸임교수 등 600명이 뜻을 같이하는 의미에서 이름을 올렸다.

지식인들은 이날 시국선언문에서 “우리 경제는 제로 성장, 수출 둔화, 채산성 악화, 일자리 부족, 가계부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국내 요인뿐 아니라 해외 요인이 겹쳐 있어 이런 상황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은 이런 어려움에 대한 근원적 해결에는 관심이 없고 급하지도 않은 대기업 규제 강행에 몰두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글로벌 경제 불황의 먹구름이 언제 걷힐지 모르는 판에 엉뚱하게 기업의 발목을 잡고 목을 조르는 소위 ‘경제민주화’ 악법은 ‘뿔 고치려다 소 죽이는 꼴(矯角殺牛)’을 초래할 것”이라며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 중단과 함께 경제성장과 민생을 안정시킬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데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지식인들은 “대선 표만 의식해 대기업을 옥죄는 입법경쟁만 펼치면 파이를 키우고 일자리를 늘리는 일은 누가 하느냐”고 정치권을 질타했다. 이들은 “순환출자를 못하게 하는 나라는 한곳도 없으며, 이를 금지하면 우리 기업을 외국의 기업 사냥꾼에게 먹잇감으로 바치게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