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나주=뉴시스】전남 나주 초등생 성폭행 용의자 고모(24)씨가 순천의 한 PC방에서 붙잡인 31일 오후 나주경찰서로 들어오자 한 시민이 용의자를 향해 달려들고 있다.

지난 30일 발생한 전남 나주 초등생 A(7·초등1)양 납치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고모(23)씨가 A양을 데리고 간 시점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A양 어머니(37)가 집을 비우고 동네 PC방에 있을 때였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고씨는 “술김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나주경찰서는 31일 오후1시25분쯤 순천시 풍덕동의 한 PC방에서 고씨를 검거한 뒤 나주서로 압송해 범행 동기 및 과정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조사가 끝나는 대로 고씨에 대해 성폭력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미성년자 약취 유인 등)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가 A양을 이불에 싸 납치한 시간은 30일 오전1시30분쯤으로 밝혀졌다. 고씨가 A양 집에서 100여m 떨어진 PC방에서 1시20분쯤 나온 뒤 곧바로 A양 집으로 직행했다는 얘기다. 납치가 진행될 당시 A양의 어머니는 PC방에 있었으며 1시간 뒤인 2시30분 귀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A양 어머니는 앞서 경찰에 “새벽 2시30분쯤 집에 와보니 A가 잠자고 있었고, 새벽 3시쯤 화장실에 가려고 깨어보니 A가 없었다”고 진술했다가 “오전 2시30분쯤 A를 보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고 엇갈린 진술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일용직 노동자인 고씨는 전남 완도군에 주소를 두고 있지만 나주와 순천에서 공사판 일을 했다. 나주에 있을 때는 A양 집으로부터 250m 가량 떨어진 친척 집에 자주 머물면서 PC방에도 자주 들렀다. 고씨가 A양 어머니를 알게 된 것도 이 PC방에 손님으로 드나들면서 서로 얼굴을 익히면서다. 범행 전날인 29일에도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와 일을 나가지 못하게 되자 술을 많이 마신 뒤 PC방에 들른 것으로 드러났다. 고씨가 누구와 얼마나 많은 술을 마셨고, PC방에 언제 들어갔는지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중이다. 고씨는 검거 직후 범행 동기에 대해 “술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경찰은 앞서 30일 새벽 A양의 어머니가 같은 PC방에 있을 당시 A양의 이름을 대며 “잘 있느냐”는 안부를 물은 사실에 주목, 고씨를 주요 용의자로 추적해왔다. 경찰은 당시 PC방에 있던 남자 4명에 대해 연락을 취한 결과 3명은 모두 전화를 받았으나 고씨만 전화를 받지 않아 혐의를 더 두게 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고씨가 나주 친척집 외에 순천의 PC방과 인력대기소에 자주 간다는 탐문수사 결과를 토대로 형사들을 잠복시켜 고씨를 검거했다.

초등학교 1학년인 A양은 30일 오전 잠자던 중 이불에 싸인 채로 납치 당해 성폭행 당한 뒤 같은 날 오후 1시쯤 영산강도로 인도에서 맨발인 상태로 발견됐다. A양은 대장이 파열되고 중요부위가 손상돼 나주 모 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나주=정우천 기자 goodp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