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정부가 28일 후진타오(胡錦濤)중국 국가 주석에게 상호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친서를 보내는 등 중국에 대해 유화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또 일본 정부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가 신청한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상륙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데 이어 니와 우이치로(丹羽宇一郞) 주중 일본 대사 차량에 대한 중국인의 습격 문제도 더이상 공식적으로 항의하지 않기로 했다.

중국과는 필요 이상의 갈등을 만들지 않겠으며 실효지배를 하고 있는 센카쿠 열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정책을 벌여나가겠다는 것이다.

28일 NHK는 일본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27일 베이징(北京)에서 한 중국인 남성이 니와 대사의 차량을 습격하고, 니와 대사 차량에 꼽혀 있던 일장기를 탈취해 달아난 사건과 관련해 “도쿄(일본정부)에서 항의할 예정이 없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사건 발생 이후 일본 정부는 베이징 주재 일본 대사관을 통해 항의했지만 본국의 외무성이 주일 중국 대사관 측에 항의하는 것을 보류키로 했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27일 도쿄도에 센카쿠 열도 상륙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일본 정부는 “센카쿠 열도에 정부 관계자 이외의 사람이 상륙하는 것은 섬의 평온과 안정을 저해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은 한국과의 독도 분쟁에 대해서는 강경 일변도로, 중국과의 센카쿠 열도 분쟁에 대해서는 로 키((low-key·저자세)라는 전략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이는 일본 정부로서는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 동시에 분쟁을 벌이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있는 데다 일본이 지난 2010년 중국과의 센카쿠 열도 분쟁 당시 수모에 가까운 외교적인 참패를 당한 경험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일본의 입장은 단순히 중국에 대해 저자세라기보다는 공식적으로는 중국과의 갈등, 분쟁의 여지는 줄이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장기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는 ‘투 트랙’ 전략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일본은 지난 2010년 센카쿠 열도 사건 이후 방위백서 등에 중국을 가장 최대의 적으로 상정했으며 중국의 위협에 대응해 군사적 준비를 차근히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 자위대는 최근 낙도 방위를 상정한 대규모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중국을 겨냥해 초계기 수입 등도 진행하고 있다. 센카쿠 열도에 대해서도 이시하라 지사의 상륙을 허용해 필요 없는 중-일 갈등을 만들기보다는 겉으로는 중국에 머리를 숙이면서도 센카쿠 열도의 국유화를 서두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일본정부는 센카쿠 열도 민간인 소유자에게 섬 구입가로 약 20억 엔(약 288억 원)을 제시했고, 9월 중 국유화를 서둘러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