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수심(人面獸心)의 끝은 어디인가”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자기무덤을 파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가 28일 일본 내에서 터져나오는 잇단 과거사 관련 망언에 혀를 차며 내린 평가들이다. 급기야 일본 역대정부가 발표했던 과거사 반성 담화들에 대한 수정론이 일본 내에서 확산되는 상황을 접하자 청와대와 정부 내 온건대화론자들까지 대화의 뜻을 접는 기류다.

이들은 “이제 대화로 풀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이 다 사라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또 “자기들이 조사해 결론을 내린 반성문까지 부정하는 역사인식의 퇴행”이라며 “일본이 20년 전보다 더 후퇴하는 몰염치의 극치로 치닫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를 포함, 각료들이 “위안부 강제동원의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노다 정부가 우리 보고 증거를 대라고 하는데 일본과 한국에 ‘살아 있는 사람들’이 가장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살아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당시 위안부들을 잡아갔던 사람들, 일본 군인과 공무원 등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으니 이들의 얘기를 한 번만 들어봐도 증거가 없다고는 얘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은 문서를 논하기 이전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잔꾀를 거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일본의 과거사 왜곡과 망언들이 수년에 한두 번꼴로 이어지다 최근 노다 내각이 들어서면서 단기간에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일본이 국가책임을 회피하려고 잔꾀를 부리고 있는데 해결의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노 담화의 경우 ‘잘못이 있지만 책임은 못지겠다’는 내용이었는데 ‘잘못이 있으면 왜 책임을 지지 않느냐’는 공격을 받자 노다 내각이 ‘잘못도 없다’고 수정하려고 부리는 잔꾀”라고 분석했다.

다른 정부 고위관계자는 “일본이 과거사 청산의지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드러낸다”며 “역사의 진실을 부정하고 이와 마주할 생각이 없는 일본에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고 평가했다.

김상협·신보영 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