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이 28일 공개한 자료들은 일본 정부가 러일전쟁 기간인 1905년 강압적인 방법으로 독도를 시마네(島根)현에 편입시키기 이전에는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로 인식하지 못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의 독도 불법강점설을 주장하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 주장의 허구성도 입증된다.

우선 1887년 일본의 학교 및 일반 가정에서 사용된 지리 교과서로 출판된 ‘신찬지지(新撰地誌)’(오카무라 마쓰타로(岡村增太郞) 편찬)에 수록된 ‘일본 총도’에는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에 속하는 섬으로 가로줄 표기가 돼 있다. 독도에서 157㎞ 떨어진 오키(隱岐)섬을 비롯한 나머지 일본 영토는 별도로 가로줄이 그어져 있어 독도와 선명하게 구별되게 표시돼 있다.

1886년 문부성 검정교과서 ‘일본사요(日本史要)’ 본문에 수록된 ‘대일본제국전도’에는 대마도, 오키나와(沖繩) 등 주변 군도를 모두 표기하고 있으나 독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888년 학생용 지도책으로 간행 출판된 ‘분방상밀일본지도(分邦詳密日本地圖)’(아오키 쓰네사부로·靑木恒三郞)는 당시 일본 전국을 상세하게 지역별로 구분한 지도로, 오키섬까지만 영토로 표시돼 있다. 1878년 오쓰키 슈지(大槻修二) 편저 ‘일본지지요략(日本地誌要略)’에 수록된 ‘일본 전도’에도 오키섬까지만 일본 영토로 표기돼 있다.

반면 1925년 간행된 ‘표준일본지도’에는 울릉도는 ‘경상북도’로, 독도는 ‘시마네’라는 소속 관계가 명시돼 있다.

1800년대 후반 근대기의 일본은 독도에 대한 영토의식이 전혀 없다가 영토의식이 생긴 1905년 이후 제작되는 지도 등에 독도(죽도)를 표기하고 있는 것이다.

김용달 독립기념관 수석 연구위원은 “일본 역사왜곡의 허구성을 밝히기 위해 일본 현지 고서점 등을 중심으로 일본의 근대 교과서를 중점적으로 수집 분석하는 과정에서 1905년 러일전쟁 전후로 단행된 독도강제 편입 이전에는 독도가 일본 영역으로 표시된 지도가 없고, 심지어는 한국(조선)영토로 표시된 교과서까지 존재했다는 점이 최초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호사카 유지(保坂祐二·일본학) 세종대 교수는 “1905년 시마네현이 독도를 편입했을 때 전국에 공표한 것이 아니라, 시마네현 고시로만 한 것이기 때문에 일본인 대다수가 그 사실을 몰랐다”며 “당시 일본인들은 독도의 존재 자체를 몰랐고 관심도 없었으며 그런 인식이 바로 교과서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호사카 교수는 “당시 일본은 강대국들이 일본의 독도 편입을 우려할 것을 대비해 비밀리에 독도 편입을 추진했으며 이런 분위기가 교과서에 드러나 있다”고 덧붙였다.

천안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