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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독도 수호’ 전략은 이른바 ‘스테이터스 쿼(status quo·현상 유지)’로 방침이 굳어가는 기류다. 이미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실효 지배와 관련한 ‘현상 유지’ 전략이 이미 추진 중인 사안의 포기까지 담고 있는 것이라는 일각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실효적인 지배 강화는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면서 “자칫 대통령의 전격적인 독도 방문을 계기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려는 종래의 추진 사업들이 중단된다면 독도 방문 자체가 그저 하나의 ‘정치적 이벤트’에 불과했다는 지적과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의 전격적인 ‘8·10 독도 방문’이 실효적 지배에 쐐기를 박은 사건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더 이상 실효적 지배를 강화할 추가 조치는 불필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속내는 좀 더 복잡하다. 영토주권을 확고히 굳히고, 일본의 국제분쟁지역화 시도를 무력화하면서도 천연기념물 독도의 환경을 보호함은 물론, 독도분쟁으로 초래될지 모를 양국간 경제교류는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세 마리 토끼 잡기’ 전략의 맥락 속에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3일 “실효적 지배를 더 강화할 필요가 없다”며 “이미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내에 다른 목소리도 있다. ‘현상 유지’ 전략이 일본이 추가 도발할 심리적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실효적 지배 강화조치는 꾸준히 시행돼야 한다”는 견해다. 특히 전문가들 사이에는 독도의 시설현대화, 추가시설 확보 등 필요한 범위 내에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일본의 예상되는 도발을 사전에 차단하고, 독도영유권을 국제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없도록 못박는 조치들이 계속 진행돼야 한다는 논리다.

정부 내에서 역시 “독도 시설물은 정치적 판단도 적용되지 않을 수 없다”며 “실효적 지배 강화 조치를 보류할 경우 일본이 도발할 마음을 갖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나 유엔 해양법 협약상 ‘분쟁의 강제적 해결 절차’를 원용해 중재 절차에 회부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유엔 중재절차 회부 시 한 쪽 당사국의 신청만으로 재판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상대국이 거부하면 법적 절차가 중단되는 ICJ와 다르다.

김상협 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