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오는 15일 8·15경축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역사왜곡 등 과거사 인식을 집중 거론, “일본이 과거사를 사죄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일본 정부의 사과를 촉구할 예정인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독도를 방문한 소회와 의미를 국민에게 설명하는 동시에 일본이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해온 위안부 문제 및 해마다 되풀이되는 교과서 왜곡에 대해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진심을 담아 재차 촉구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이 과거사 인식과 해결 등에 있어 더 이상 기회가 없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서는 “일본에 더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심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독도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일본의 무성의한 역사 인식에 대해 강력한 어조로 비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시간이 지나면 위안부 할머니들이 돌아가셔서 영구히 해결이 안 된다”며 “일본이 나쁜 전쟁을 일으키고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으니 응어리가 안 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진심으로 사과하니까 그런 문제가 없다”고도 했다.

정부는 그러나 독도의 실효적 지배 강화를 위해 추진해온 여러 조치에 대해서는 ‘잠정 보류’ 방침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독도는 이미 부인할 수 없게 실효적인 지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강화 조치는 현재로선 필요없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본이 잘못된 생각을 바꾸는 게 문제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인 독도를 ‘녹색섬’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며 “시설물을 무분별하게 건설할 경우 환경 파괴 우려가 제기될 수 있어 현재 추진을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도발 수위를 높일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며 “우리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재추진을 열어 놓고 있다”고 밝혔다. 독도 종합해양과학기지 구축, 독도방파제 증축, 울릉도 사동항 민·군 복합항 개발 등은 추후 일본의 추가 도발에 대비한 전략적 조치로 남겨 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상협·신보영 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