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가 아니라 ‘계륵(鷄肋)’이다.”

통합진보당(진보당)이 ‘4·11 국회의원 총선거’ 비례대표 후보 경선 부정 논란으로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것을 두고 7일 한 서울 지역 민주통합당(민주당) 총선 당선자가 내뱉은 탄식이다. 버리자니 아깝고 안 버리자니 부담된다는 뜻이다.

이 당선자는 “그렇잖아도 총선 결과를 놓고 ‘야권연대로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많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12·19 대통령 선거’를 생각하면 연대의 파트너인 진보당을 떼어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손잡고 가기엔 부담스러운 답답한 심정이 읽힌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민주당으로선 속만 태우고 있다.

민주당이 진보당 내분 사태를 ‘강 건너 불’ 취급할 수 없는 이유는 이번 사태가 대선에 미칠 악영향 때문이다. 4·11 총선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논란, 제주 ‘해적기지’ 발언 논란 등 이른바 ‘불안한 야당’ 이미지가 증폭된 게 패배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진보당 내분 사태는 ‘불안한 야당’ 이미지에 ‘부도덕한 야당’, ‘국민 여론에 귀 닫은 야당’ 이미지까지 덧씌울 수 있다.

민주당의 또 다른 서울 지역 당선자는 “진보당 당권파가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정파’라는 자기들 내부 문제에만 골몰하고 있는 모습이 가장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 당선자는 “아무리 억울해도 집안 싸움은 금도를 넘지 말아야 한다”며 “진보당이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대선 파트너’로서 같이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 지역의 한 민주당 당선자도 “진보당 당권파가 ‘왜 이렇게 난리냐’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이게 국민들 눈에 얼마나 오만하게 비치겠느냐”며 혀를 찼다.

경기 지역의 한 당선자는 “투표함에서 나온 투표용지가 선거인 명부상의 투표인수보다 많고, 여기저기서 대리투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면 초등학교 반장 선거라 해도 무효로 처리할 것”이라며 “그런 투표가 이뤄진 것도 한심하지만, 그 결과를 인정하네 못하네 다투는 것은 더 한심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뜨뜻미지근한 반응만 내놓을 수밖에 없다. 박용진 대변인은 6일 논평에서 진보당 사태에 대해 “‘예의주시’ ‘자정기대’ ‘책임촉구’ ‘연대지속’ 등 16자로 정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