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함께 있지만, 서로 딴 곳만… 통합진보당의 심상정·이정희·유시민(왼쪽부터) 공동대표가 7일 오전 서로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에서 긴급 대표단 회의를 하고 있다. 김동훈기자 dhk@munhwa.com

통합진보당(진보당) 당권파가 7일 비당권파 측이 제시한 ‘대표단 총사퇴·경선 비례대표 후보 총사퇴’ 수습책에 대해 공식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양측의 갈등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당권파 측 이정희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회의에 참석해 “진상조사위원회의 철저한 재조사를 요구하며 진상조사보고서 검증을 위한 공청회를 제안한다”며 비당권파 측의 수습책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비당권파가 5일 결정한 수습책에 대해 당권파가 공식적인 입장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김재연 당선자가 6일 사퇴 불가 입장을 밝혔지만 그는 “청년비례대표로서 혼자 결정했다”고 말했다. 비당권파는 5일 오후 당권파가 불참한 가운데 전국운영위원회 전자회의를 열어 대표단 및 경선 비례대표 후보 총사퇴를 골자로 하는 ‘비례대표 선거 진상조사위원회 결과 보고에 대한 후속 조치의 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 공동대표는 “운영위에서 현장 발의된 지도부 및 경쟁부분 비례대표 후보 총사퇴 권고안은 진상조사위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기초해 만들어진 것으로, 진보당에 대한 여론에 맞춘 것”이라며 진상조사위의 조사 보고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3년 전 이 시점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마음이 어떠했을까”라며 “쉽게 여론의 뭇매에 동조하면 누구나 그 시점에서는 편안했다. 그러나 저는 그 어떤 여론의 공세도 사실로 확인되기 전에는 사실이라 믿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이날 비당권파 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는 전국운영위 결정의 이행을 거듭 요구했다. 유 공동대표는 “1박2일간 진행된 운영위의 결정은 혁신 비대위를 만들자는 것으로, 이는 정통성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