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4·11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기준안 중 ‘지역구 의원 공천 탈락 비율 25%의 적용기준’에 대해 일단 ‘전국 일괄 적용’을 원칙으로 정했으나 향후 공천심사과정에서 끊임없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국 일괄 적용’과 ‘권역별 적용’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외부에서 온 위원들은 ‘좀 더 많이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전국 일괄 적용’을 주장했다.

반면 내부 위원들은 ‘전국 일괄 적용’이 특정지역에는 ‘학살’ 수준의 물갈이로 나타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권역별 적용’ 등의 입장을 내세우며 반발했다.

권역별로 하자고 주장하는 의원들은 대부분 수도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지역구 의원 25% 공천 탈락’이라는 기준을 전국적으로 적용할 경우 여론이 좋지 않은 서울 등 수도권에 ‘물갈이’가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권역별로 할 경우 수도권 현역 지역구 의원 77명 중 25%만 적용되기 때문에 ‘생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전국 일괄 적용’을 주장하는 인사들은 특정지역을 살리기 위한 것으로 비칠 수 있으며 영남권 의원의 교체지수가 수도권보다 낮을 것이라는 예상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외부인사인 이상돈 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 앞서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역구 현역의원 25% 탈락 적용 기준을 권역별로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다’는 질문에 “그렇게 되면 제도가 흔들리고 왜곡돼 또 다른 불만이 나올 수 있다”며 “(전국 단위로 적용할 경우)서울 등 수도권이 나쁘게 나온다는 것은 예상일 뿐이며 평가해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진회의에서) 권역별로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니까 (박근혜 위원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 같은데 (권역별로 하면) 게리맨더링(지역나눠먹기)처럼 돼 끝없이 논란이 생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도권 의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인천 연수구가 지역구인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 전화통화에서 “(현역의원 공천 25% 탈락 기준을 전국에 일괄 적용할 경우) 수도권 (현역의원)이 전멸해 영남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 갈아엎는다고 좋은 게 아니고 총선에서 승산이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계 한 인사도 “권역별로 나누는 게 맞다”며 “모든 지역구 의원을 한 줄로 세워놓고 25%를 잘랐다가 특정지역에 편중되면 큰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적용기준에 대한 논란은 설(23일) 이후 본격 구성 논의에 들어갈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로 넘어갈 가능성도 크다.

당 관계자는 “비대위에서는 ‘현역의원 25% 공천 탈락’이라는 큰 원칙만 의결하고 세부 적용 문제는 공천을 하는 공심위가 논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선종·김하나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