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일 신당 창당과 내년 ‘4·11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에 대해 부인하는 등 당분간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그의 정치적 발언 등의 영향력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여야 정치인들과 정치평론가 등은 “안 원장이 버림의 정치를 통해 더 큰 정치적 영향력을 얻고 있다”며 “이 같은 영향력을 바탕으로 ‘안철수식 메시지 정치’를 통해 현실 정치에 개입할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2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안 원장의 입장에서는 내년 총선 전에 신당을 만들거나 총선에 출마해서 얻을 수 있는 성과는 제한적”이라며 “현재처럼 정치권 바깥에 있는 게 훨씬 영향력이 지속되고 유효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안 원장의 입장에서는 신당 창당의 리스크를 감내할 필요가 없으며 그건 야권 분열로 비쳐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통령 선거 구도와 관련, “안 원장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다르게 지지도가 흔들림 없이 고공비행하는 것이 정치권 바깥에 있기 때문”이라며 “정치권으로의 이른 진입이 안 원장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도 “한나라당이 제대로 쇄신을 못하고 민주당이 야권 통합 과정에서 도로 민주당으로 끝나 버린다면 ‘안철수’라는 불씨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바탕으로 항상 살아 있을 것”이라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각자의 위치에서 국민이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안 원장의 움직임을 해석하고 따라가려고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안 원장은 총선이 끝나 정치권이 정리된 뒤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며 “대선 때는 지금의 여야구도가 먹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행보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안 원장이 현실 정치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는 안 원장이 내년 총선에서 서울시장 선거 때처럼 특정인이나 특정정당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에 대해 “(안 원장은) 그냥 좋은 시민이니까 시민으로서의 역할만 할 것”이라며 “(대통령 선거 등)정치권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