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를 빨리하자는 한나라당 내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국회를 방문해 ‘국회의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처리 후 3개월 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미국에 재협상 요구하겠다’고 밝히고 미국 정부가 화답하는 듯한 반응이 나오자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처리할 것’ 등을 요구하며 ‘강공책’을 내놓고 있다.

친이(친이명박)계 소장파 모임인 ‘민생토론방’ 소속 의원들과 3선 이상 중진의원들이 주축인 이들은 이 대통령이 “할 만큼 했다”며 “더 이상 야당에 끌려가지 말고 (비준 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한나라당 원내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친이계 소장파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 조속 처리 3개안 제안→제안이 수용 안 되면 서명 돌입’ 등의 구체적인 행동 방안까지 만들어 두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16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대통령의 제안이 민주당 당론에 반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 민주당 의원총회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하지만 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한나라당 의총에서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처리에 대한 3가지 사항을 요구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서명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15일 오후 모임을 하고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오후 열릴 한나라당 의총에서 자신들의 요구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들이 요구하는 3가지 안은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처리시한 확정 ▲시한 내 원내지도부 협상이 안 되면 다수결 원칙에 따라 처리 ▲다수결 처리 성사 안 되고 협상이 난항에 빠지면 원내지도부 사퇴 등이다. 3가지 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 다수결 처리에 동의하는 의원들을 대상으로 서명작업에 들어가 세를 모으겠다는 방침이다.

안형환 의원도 “여야 합의 처리가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우리는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처리가 현재의 목표지 합의 처리가 목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영우 의원도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찬성 방침을 당론으로 확실하게 정해 (협상파 등도) 찬성 표결하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무성 전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의 3선 이상 중진의원 23명도 15일 홍준표 대표와 오찬 모임을 하고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조속히 처리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신선종·김동하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