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이 미국 의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경제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며 우리 국회의 조속한 비준안 처리를 주문했다. 그러나 농민단체와 중소상인단체 등은 한·미 FTA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며 반발하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등 42개 경제단체 및 관계기관으로 결성된 FTA 민간대책위원회는 공동성명을 내고 “한·미 FTA는 수출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소비자 후생 증대에 기여하고 제도 개선과 선진화를 통해 국가 신인도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우리 국회도 한·미 FTA 비준 동의에 적극 나서 줄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경련도 별도 논평을 내고 “미국과의 FTA는 자동차, 섬유, 전기·전자 등 우리나라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대한상의도 성명을 통해 “한·미 FTA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시장 선점을 통해 세계적인 불황위기를 능동적으로 극복하는 길이며 경제의 지속성장을 이루는 데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 역시 “한·미 FTA는 무역 1조달러 시대에 우리나라가 지속적으로 무역을 확대하는 데 새로운 성장 엔진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협회는 한·미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가 향후 10년간 고용 부문에서 35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국내총생산(GDP)도 5.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소기업계도 자동차부품, 섬유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직·간접 수출 증대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한·미 FTA로 중소기업들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반면 농민들과 소상공인들은 한·미 FTA에 따른 관련 산업 붕괴를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36개 농민단체가 참여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는 “한·미 FTA에 따른 농어업 분야 피해 규모가 2조원 정도로 추산되는 만큼 보완대책 없이 통과돼서는 절대 안 된다”며 “국회의 졸속 비준을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농수축산연합회와 한농연에 참여하고 있는 농민단체 소속 농어민 1만여명은 지난 6일 ‘한·미 FTA 국회비준 저지 전국농어민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소상공인단체연합회 관계자 역시 “미국 대형 프랜차이즈 진출이 본격화하면 영세 상인들의 경우 더욱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김남석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