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모든 것이 끓어오르는 시점이다. 월스트리트 시위의 목소리는 이곳에서도 울려 퍼진다.”

호주 멜버른에 사는 24살 청년 알레스 가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15일로 예정된 전 세계의 ‘점령하라(Occupy)’ 시위의 일환인 ‘멜버른을 점령하라(Occupy Melbourne)’ 시위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는 15일 시내 중심 광장에서 최소한 2000여명이 ‘멜버른을 점령하라’ 시위에 참여할 것이라며 멜버른 시위대는 이날 하루 시위로 그치지 않고, 며칠간 시내 중심가에서 캠프를 차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 경제는 철강과 석탄 수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상대적으로 쉽게 극복했지만, 대부분의 일반인은 ‘호주의 부’를 나눠가졌다는 것을 전혀 느낄 수 없다”고 CNN에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은행들은 엄청난 이익을 누렸지만,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랐고,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석탄 회사에 밀려 자기 땅에서 쫓겨났다”며 “월스트리트의 구호가 바로 이곳의 구호”라고 말했다. 호주 청년 가드가 느끼는 것과 비슷한 전 세계 각지의 분노를 동력으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는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9일 월가 시위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사이트와 CNN 등에 따르면 15일 홍콩에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까지 전 세계 25개국 이상에서 ‘점령하라’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캐나다에서만 해도 15일 토론토, 밴쿠버, 몬트리올, 캘거리 등에서 ‘토론토를 점령하라(Occupy Toronto)’처럼 그 지역 이름을 내건 ‘점령하라’ 시위가 열린다.

호주에서도 멜버른은 물론 시드니, 브리즈번, 퍼스 등에서도 이날 시위가 벌어질 예정이다. 이들 글로벌 시위 역시 ‘월가를 점령하라’와 마찬가지로 트위터, 페이스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폭발력이 주목되고 있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