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데 이어 무디스가 일본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추면서 선진국 중 추가로 신용등급이 내려가는 국가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남유럽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많은 프랑스와 경제 기초가 취약한 영국 등 유럽 지역 국가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신용등급이 하락한 이후 프랑스에 대한 지속적인 신용등급 강등설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일 무디스, S&P,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프랑스 신용등급을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불안은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신용등급 하락설이 해소되지 않는 이유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에 대한 위험노출액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1분기(1~3월) 기준 프랑스의 남유럽 대출 위험노출액은 4532억유로로 독일(2864억유로), 영국(1490억유로)에 비해 월등히 많다.

영국은 거시 경제 상황이 매우 취약하다. 영국의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0.4%로,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최고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국가들 평균(1.4%)보다 월등히 낮다. 최근 신용등급이 하향된 미국(0.9%)에도 못 미친다. 외채 상황도 취약해 총대외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13.4%로 프랑스(213.7%)를 크게 웃돌고 있고, 순부채 수준도 다른 최고 신용등급 국가의 두 배 이상을 상회하는 상황이다. GDP 대비 재정적자 역시 10.1%로, 다른 국가 평균 0.2%보다 훨씬 높고, 정부부채 비중(83.6%) 또한 다른 국가(47.2%)를 크게 웃돌고 있다.

조성진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