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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와 동반 우승을 노리던 한국 여자 축구가 끝내 디펜딩챔피언 북한을 넘어서지 못했다.

최인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20일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남북대결에서 0-1로 뒤진 후반 43분 유영아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으나 연장 전반 4분과 후반 12분 라운심에게 두 골을 허용하며 1-3으로 분패했다.

1990년 베이징대회부터 2006년 도하대회까지, 단 한번도 시상대에 서지 못했던 여자 축구는 이로써 결승 진출에 실패, 일본과의 4강전에서 연장 끝에 0-1로 패한 중국과 동메달을 놓고 싸운다. 동메달이 걸려있는 3-4위전은 22일 오후 4시30분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1승1무8패라는 역대전적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북한이 한 수 위였다. 올해 FIFA(국제축구연맹)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우승, FIFA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3위를 일궈낸 한국 여자축구였지만 성인대표팀의 실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었다. 반면 북한은 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하는 디펜딩챔피언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북한의 공세는 거침이 없었다. 전반 8분 한국의 수비 뒷공간으로 뛰어 들어온 북한 스트라이커 김영애의 기습적인 슈팅에 가슴을 쓸어내린 한국은 5분 뒤 측면 돌파에 성공한 송정선의 패스를 김영애가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하며 연거푸 위기를 맞았다. 골키퍼 전민경의 선방이 아니었더라면 일찌감치 선제골을 헌납할 뻔한 위기일발의 상황들이었다.

한국은 공격할 여유조차 없었다. 공을 걷어내기에 급급했다. 투톱으로 나선 간판 스트라이커 지소연과 박희영을 제외한 8명의 선수 전원이 수비에 가담, 벌떼 수비를 했을 만큼 북한의 공격은 매서웠다.

지소연 역시 이렇다 할 슈팅찬스 조차 잡지 못했다. 중원에서 밀어준 패스를 받아낸 지소연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치고 들어가기도 전에 북한 수비에 차단됐다. 전반 36분 한국은 권하늘이 아크 앞으로 밀어준 공을 박희영이 왼발로 연결해 봤지만 골대와는 거리가 있었다.

전반 41분 북한 리운경의 슈팅이 두 번이나 골대를 맞고 튕겨나가면서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 한국은 전반 인저리타임을 버텨내지 못하며 선제골을 허용했다. 북한의 캡틴 조연미가 화려한 드리블로 순식간에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낸 뒤 아크 앞에서 그대로 강력한 왼발슛을 날려 골망을 출렁여냈다.

전반 45분 동안 북한이 기록한 슈팅수는 한국보다 무려 10개가 더 많은 12개로 이 가운데 9개가 유효슈팅이었다. 반면 한국은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을 만큼 끌려가는 경기로 일관했다.

후반 들어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전민경이 몸을 날리지 않았더라면 추가골을 허용할 뻔한 아찔한 순간들이 연거푸 연출됐다. 답답한 경기가 계속되자 최인철 감독은 후반 37분 수비수 류지은을 불러들이고 스트라이커 유영아를 투입,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