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들의 올 초 재개발·재건축 사업 계획 대비 실적이 2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지지부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부동산 경기 침체시 신규분양 부담이 작아 청약률이나 입주율 등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실제로는 대형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아온 셈이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사들이 올 초 계획했던 재개발·재건축 공급물량 4만4352가구 가운데 10월 현재 7979가구만이 공급돼 연초 계획 대비 실제 공급 비율이 18.0%에 불과했다.

재개발·재건축 실적(18.0%)이 재개발·재건축을 포함한 전체 실적(29.2%·올초 계획 9만2130가구, 10월 현재까지 실적 2만6925가구)보다 낮다는 점에서 건설사들의 분양계획 지연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미뤄진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재개발·재건축 계획 대비 실적은 현대건설이 4.2%, 삼성물산 2.8%, 대우건설 36.3%, GS건설 21.0%, 대림산업 21.9%, 포스코건설 0.0%, 현대산업개발 24.2%, 롯데건설 3.1%, SK건설 0.0%, 두산건설 49.2% 등이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경우 일반 공급 주택의 분양가 산정에 대한 건설사와 조합원들 간 이견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A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가가 너무 높을 경우 분양이 이뤄지지 않게 돼 건설사가 모든 부담을 짊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반면, 조합원들은 당장 분담금이 늘어나는 것을 원치 않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처럼 사업이 미뤄질수록 건설사와 조합원의 손해는 쌓여간다는 점이다.

B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이 미뤄지면 조합운영비와 설계비, 정비업체용역비 등을 회수하지 못해 금융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며 “2∼3년간 사업이 지연될 경우 사업비가 당초보다 50% 이상 늘어나기도 해 조합원과 건설사 모두에 손해”라고 말했다.

음성원기자 esw@munhwa.com